진짜 그리스도인 (3)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로마 교회를 향한 사도 바울의 권면이 계속됩니다. 바울이 로마 교회에 촉구하는 근거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로 대표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로마 교회를 비롯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미 임했습니다. 바울도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의지해서 로마 교회를 향해서 강력하게 부탁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로마서 12장 2절 가운데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를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2절 앞부분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가 겉모습이라면,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는 것은 내면에서 시작되는 변화입니다. 세상에서 겉으로 스며들어 오는 것을 “이 세대”라고 했습니다. 밖으로부터 오는 유혹과 세력에 무너지지 말아야 합니다.

 

밖으로부터의 영향을 방지했다면, 이제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마음은 존재의 심연입니다. 마음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마음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 생활방식이 시작됩니다. 마음으로 하나님을 느끼고 체험합니다. 이웃사랑도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변화되는 것은 존재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새롭게 되는 것은 변화입니다. 겉모습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옛 사람이 바뀌어서 새사람이 됩니다. 옛날의 성품과 삶이 바뀌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새로운 마음을 갖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변화를 받아”라는 수동태 동사가 쓰인 이유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4장에서 옛사람과 새 사람을 대조해서 자세히 알려줍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또한 새사람을 입는 것은 성령의 사역입니다. “심령이 새롭게 되어”라는 에베소서 말씀과 맞물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변화시켜 주십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 드릴 때 일어나는 완전한 변화입니다. 에베소서에서 사도 바울은 옛날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산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우선, 세상을 본받지 않는 구별, 즉 거룩함입니다. 다음에는 마음이 변화를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변화시켜 주시도록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는 것입니다. 그때 주님의 영이 우리 안에서 일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새롭게 되는 변화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켜 주셔서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 거룩한 산 제사를 드리기 원합니다. -河-

다시 시작하기

좋은 아침입니다.

 

1.

한국은 거의 일주일 동안

추석 황금연휴를 보냈답니다.

 

미국에 살면 살수록

추석이라는 큰 명절도 잊혀집니다.

한국의 친지들이 보내주는

추석 인사에 옛 추억을 되새길 뿐입니다.

 

한국 뉴스를 보니

추석 연휴 동안 중국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과 같은

커다란 국제 대회에서는

여러 가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번에도 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니

롤러스케이트 3천 미터 계주 경기에서

너무 아쉬운 일이 생겼습니다.

 

마지막 계주가 우승인 줄 알고

결승전 바로 직전에 손을 번쩍 들었는데

그사이에 대만 선수가 스케이트 날을 들이밀면서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것입니다.

 

롤러스케이트는 이번에 처음 채택된 시범 종목이랍니다.

올림픽에도 같은 종목이 없고

4년 후 아시안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지 확실하지 않다니

정말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놓친 선수들이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군대 면제의 혜택도 있다는데

0.01초 차이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루고도

웃지 못하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모습이

왠지 안쓰러웠습니다.

 

2.

0.01초 차이라니

허리만 펴지 않고 들어왔어도 우승했을 것입니다.

조금만 참고 우승이 결정된 후에 기뻐했더라면…

 

저도 아쉬운데 당사자 선수는 오죽할까요!

평생 그 순간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기를

기도해 주었습니다.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선수처럼

잠시 잠깐 삐끗해서 실수하고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들이 많을 것입니다.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요.

 

누구나 실수합니다.

실력이 모자라는데 더 열심히 하다가 실수하고,

실력은 충분한데 한순간의 방심으로 실수하고

너무 좋아서 흥분한 나머지 실수할 수 있습니다.

 

결승점에서 실수한 선수를 너무 나무라지 말고

그 선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고

힘을 북돋아 주면 좋겠습니다.

 

금메달을 따고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지만,

행여나 마음에 커다란 짐을 갖고 경기를 끝낸 선수들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조금 일찍 우승을 즐기다가 금메달을 놓친 선수부터

아시안 게임은 물론 우리 인생의 경주에서

잠깐 한눈팔다가 실수한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인생은 단판 승부가 아닙니다.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가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기에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시편37:24)

 

 

하나님,

우리 손을 붙들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10. 5 이-메일 목회 서신)

진짜 그리스도인 (2)

로마서 12장(2):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하나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의롭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하신 구원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진행하고 완성하신 구원에 참여하였습니다. 로마서 10장 9절 말씀을 기억합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이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에 반응하고 보답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로마서 12장 말씀이 우리가 해야 할 도리의 시작을 알립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것임을 지난주에 배웠습니다. “몸”이라는 표현 속에서 신앙이 단순히 영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육신과 실제로 살아가는 삶과 연결됨을 깨달았습니다. 삶을 하나님께 드리니 거룩한 산 제사(living sacrifice)가 되는 것입니다.

 

“거룩한”이라는 말씀에 주목해야 합니다. 거룩은 구별입니다. 수요예배에서 레위기를 공부할 때 나눴듯이 하나님은 뒤섞이는 혼란함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질서를 갖추고 하나님 백성으로 단정하게 사는 것을 요청하십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을 따르고 닮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니 거룩은 하나님의 성품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을 사는 것이 거룩함입니다. 그때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거룩함이 세상에 드러날 것입니다.

 

거룩의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절과 추구입니다. 우선, 세상과의 단절입니다. 여기서 세상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 또는 환경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아갑니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하나님과 반대편에 있는 세력, 상황, 사람들을 만납니다. 하나님을 쫓아 사는 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믿기 전에 쫓았던 세계관이나 생활방식입니다. 바울의 편지를 받는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에서 개종했거나 원래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이방인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들에게는 예수님을 믿기 전과 후가 명확하게 구분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문의 세상은 예수님을 믿기 전의 모습입니다.

 

“이 세대”라는 표현에서 로마서가 쓰일 당시의 세상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통치합니다. 쾌락을 즐깁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믿지 않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로마 제국이 최고입니다. 제국의 시민으로 사는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거나 하나님을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 세상의 모습일 수 있어서 섬찟합니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 백성으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의 신앙은 교회 안에서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결정나는 것도 잊지 맙시다. 세상에서 거룩의 길을 걸어가는 참빛 식구들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河-

 

믿음으로 사는 것

좋은 아침입니다.

 

1.

주일에 로마서 12장 말씀을

함께 공부하고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로마서 16장 말씀 가운데

8장이 최고로 꼽힙니다.

생명의 성령의 법이 우리를 죄에서 해방했고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어낼 것이 없다는

보석과 같은 말씀입니다.

 

8장과 쌍벽을 이루는 말씀이

로마서 12장입니다.

 

“그러므로”로 시작하면서

로마서 전반부(1-11장)를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요약하고,

이어서 하나님 백성의 삶에 관해서 조목조목 교훈합니다.

13-15장은 12장의 부연 설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연속 설교의 제목을

<진짜 그리스도인>이라고 붙였습니다.

가짜가 판치는 요즘 시대에

진짜 그리스도인(Authentic Christian)으로 살기 원해서입니다.

 

우리가 로마서 12장 말씀대로

믿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수님을 믿는 것이 한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2.

우리는 믿음을 지나치게 추상화했는지 모릅니다.

‘영적’이라는 말을 중심으로

현실감 없는 믿음을 만들어서

신앙과 삶이 따로 놀게 했습니다.

 

교회에서의 신앙과 세상에서의 삶이 다르거나

연결조차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신앙과 생활의 통합이 결여된 모습입니다.

온전한 믿음은 아닙니다.

 

신앙을 저 멀리 하늘나라로 옮겨 놓아서

이 세상의 삶에 소홀하거나

세상의 삶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준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역시 온전한 신앙은 아닙니다.

 

아니, 신앙 자체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고

악세사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3.

믿음으로 사는 것은

지난주 로마서 12장 1절에서 배웠듯이

우리 “몸(body)”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것입니다.

몸은 실체입니다. 현실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삶 자체입니다.

 

거룩한 산 제사는

일상이 예배가 되고

우리 일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 제사(living sacrifice)입니다.

 

이렇게 믿음으로 살다 보면,

그 유익이 우리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작은 일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실제의 삶에 하나님을 초대합니다.

작은 일에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평소에 흘려보내던 시간도

하나님과 더불어 만들어 가는 기회가 됩니다.

삶 전체가 소중합니다.

 

이처럼 믿음은 신비입니다.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입니다.

신비가 현실이 될 때, 깜짝 놀랄 경이(驚異)를 맛봅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이 놀랍고 행복할 뿐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히11:1)

 

 

하나님,

믿음으로 살기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9. 28이-메일 목회 서신)

진짜 그리스도인 (1)

로마서 12장 (1): 너희를 권하노니

 

오늘부터 로마서 12장을 차근차근 연속해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로마서는 바울이 로마를 방문하기 전에 당시 제국의 수도인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얼마전 아침에 나누었듯이 바울이 드디어 로마로 가서 그곳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만나서 교제하고 복음을 전합니다.

 

로마서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전반부(1-11장)는 “무엇을 어떻게 믿을까”에 대한 대답이고 설명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복음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유대인은 물론 로마 교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은 역사합니다(롬1:16).

 

로마서의 후반부(12-15장)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교훈입니다. 오늘 본문 12장 1절이 “그러므로”로 시작합니다. 전반부의 말씀대로 믿음으로 의롭게 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면, 이제는 하나님 백성으로 온전한 삶을 살아야 함을 가리키는 접속사입니다. 전반부가 ‘신앙’에 관한 교훈이었다면, 후반부는 ‘생활’에 관한 교훈인 셈입니다. “그러므로”라는 표현은 신앙이 생활과 삶에서 결정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혹자는 로마서는 어떻게 믿을 것인가에 대한 교리를 설명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로마서의 종착지는 신앙을 넘어서 생활 즉 거룩한 삶에 있음을 “그러므로”가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은 바울이 앞에서 설명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베푸신 은혜를 모두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것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긍휼(compassion)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도 모든 사람을 죄에서 구원하시려는 긍휼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탄식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시고 우리를 바르게 인도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긍휼입니다. 이처럼 큰 은혜를 힘입었으니 그 은혜에 걸맞는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합니다.

 

“너희를 권하노니”라는 말씀은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의 부탁입니다. “권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 동사 속에는 “강요하다” “간곡히 부탁하다” “가르쳐서 행하게 하다” “위로하면서 격려하다”와 같은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표현입니다.

 

바울은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길 부탁합니다. 몸은 육체를 뜻합니다. 영과 육을 분리하고 영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바울은 몸을 강조합니다. 육신은 영혼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그리스-로마 철학과 다른 주장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몸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길 원하십니다. 그것이 곧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영적 제사이기 때문입니다. -河-

라면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1.

미국 사람들에게

맥도널드의 “빅맥”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라면”이 있습니다.

 

빅맥은 1967년 펜실베이니아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가격은 0.45센트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22년 기준으로 $3.95).

 

우리나라 라면의 역사는 1963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의 노동자들이

미국 부대에서 흘러나온 “꿀꿀이 죽”을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하면 더 서글퍼지는군요)

단돈 5원에 사 먹기 위해서 줄을 길게 섰습니다.

 

그것을 본 삼양식품의 창립자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라면 제조 기술을 배워와서

1963년 9월 15일에 처음으로 삼양라면을 세상에 출시했습니다.

꿀꿀이 죽보다 비싼 10원에 팔았지만,

30원 하던 김치찌개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엊그제 9월 15일,

우리나라 라면이 회갑을 맞았습니다.

 

2.

쌀이 부족하던 1960-70년대,

정부는 보리나 콩을 섞어서 먹는 혼분식을 장려했습니다.

저도 국민(초등)학교 때 점심시간이 되면

선생님들이 도시락 검사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보리밥이 절반을 차지하지 않으면 벌을 받던 시절입니다.

라면이 쌀 부족을 톡톡히 메꿔주었습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매운맛이 가미된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까지

다양한 라면이 경쟁적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떡볶이에 라면을 넣은 “라볶이”도 유행했습니다.

 

꼬들꼬들한 면발은 물론

국물까지 호로록 마시는 라면 먹기의 정석,

과자처럼 라면을 부숴서

그 위에 스프를 끼얹어 먹는 라면 먹기의 변칙,

꿀꿀이 죽에서 시작된 부대찌개에 라면을 넣어 먹는 아이러니,

건강을 생각해서 자제하다가도 불현듯 생각나는 라면의 치명적인 유혹!

 

우리 국민의 라면 사랑은 여전히 식지 않아서

국민 한 명당 한 해에 77개의 라면을 먹는다니,

거의 4-5일에 한 번은 온 국민이 라면을 먹는 셈입니다.

 

라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라면 업체들의 매출 절반이 해외에서 옵니다.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도 대한민국이 아닌 베트남입니다.

라면 업체들이 BTS 멤버까지 광고 모델로 쓰면서 홍보하는 이유입니다.

 

라면 출시 60주년을 맞은 삼양 라면은

음식과 과학을 융합한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앞으로 라면의 진화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3.

삼양 라면이 60주년을 맞은 9월 1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인구의 9.2%가

장기적인 식량 부족으로 고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인구 10명 가운데 한 명이 기아선상에 있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기아 인구는 더 심해졌답니다.

 

모든 사람이 최소한 먹거리는 해결하는 것이

창조주 하나님의 뜻임에 틀림이 없으니

세상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없어지길 기도할 뿐입니다.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신 15:4)

 

하나님,

배고픈 이웃을 돌봐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9. 21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