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말라 (8)

다니엘 (2)

 

바빌론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과 세 친구는 이름이 바뀌고 바빌론 언어와 학문을 배우면서까지 그곳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하나님이 없는 제국입니다. 하나님과 상관없는 학문과 일입니다.

 

다니엘이 바빌론 제국에서 야훼 하나님을 믿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니엘과 세 친구는 뜻을 정해서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다니엘을 도우셨고, 죽을 위기에서 구출해 주셨습니다.

 

다니엘은 바빌론과 페르시아 제국에서 높은 지위에 올랐고 제국의 통치를 도왔습니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서도 야훼 하나님이 바빌론의 신 마르둑보다 크신 분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다니엘은 결코 제국에 맞서지 않았습니다. 폭력을 사용해서 제국을 무력으로 무너뜨리고 신앙을 지키는 일은 절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빌론이라는 제국에 순응했습니다. 대신, 하나님 앞에서 뜻을 정하고, 목숨 걸고 신앙을 지키면서 살아남았습니다.

 

바빌론 포로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지도하에 성전을 다시 짓고 예루살렘 성곽을 복구했습니다.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이스라엘이 다시 타락합니다. 예전의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페르시아에 이어서 알렉산더 제국이 예루살렘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지역을 다스립니다.  제사장들은 하나님보다 제국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을 독점하는 데 혈안이 됩니다. 그때도 순수하게 신앙을 지키려는 하나님 백성들이 있었습니다.

 

다니엘서가 빛을 발한 것은 주전 2세기 알렉산더 대제를 계승한 안티오커스 4세가 예루살렘을 통치할 때였습니다. 성전 제사를 금지하고, 헬라 종교와 문화만 신봉하도록 강요했습니다.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300여 년 만에 찾아온 가장 큰 신앙의 위기였습니다.

 

다니엘은 일찍이 이스라엘에 닥칠 어려움을 환상 가운데 보고, 하나님 앞에서 처절하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을 찾아오셔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간구를 처음부터 듣고 계셨다고 확인해 주시면서, 미가엘 천사를 동원해서 악한 세력을 심판하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약속이 묵시의 시대를 사는 하나님 백성에게 큰 힘이 된 것입니다.

 

다니엘의 삶과 다니엘서의 예언은 박해 속에서도 신실하게 신앙을 지키려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다니엘처럼 목숨 걸고 신앙을 지켰습니다. 때로는 문화에 동화되면서 살아남았습니다. 이처럼 다니엘서 말씀은 세상 속에서 구별된 삶을 살려는 그리스도인들과 힘겹게 신앙을 지키는 하나님 백성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줍니다.-河-

두려워하지 말라 (7)

다니엘 (1)

 

구약 성경의 다니엘서는 매우 독특한 말씀입니다. 전반부(1-6장)는 바빌론과 페르시아의 왕궁에서 활동한 다니엘과 세 친구의 활약상을 전하고 후반부(7-12장)는 다니엘이 본 환상을 중심으로 장차 일어날 이스라엘의 역사를 예언형식으로 전합니다. 이스라엘 역사뿐 아니라 하나님의 간섭으로 악한 세력이 무너진다는 예언은 다니엘서의 문학 장르를 묵시문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다니엘과 세 친구는 바빌론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바빌론 느부갓네살 왕이 첫 번째로 예루살렘을 공격했던 주전 597년으로 추정됩니다. 예루살렘이 완전히 함락되기 10년 전입니다. 당시 포로들 가운데는 다니엘 외에도 이스라엘 왕이었던 여호야긴과 에스겔 선지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층들을 미리 포로로 잡아간 것입니다.

 

다니엘과 세 친구(하나냐, 미사엘, 아사랴)는 흠이 없고 총명하며 용모까지 아름다운 이스라엘의 귀족 출신입니다. 바빌론에 도착해서 이름부터 바빌론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빌론에서 다니엘(“하나님은 나의 재판관”)의 공식적인 이름은 벨드사살(“벨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이었습니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바빌론 언어와 학문을 배워야 했습니다. 당시 바빌론의 학문은 별을 보고 나라의 운명을 점치는 점성술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완전히 바빌론 사람으로 동화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에 투입된 것입니다. 포로 신분인 다니엘이 제국의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니엘은 “뜻을 정해서” 왕궁에서 먹는 음식과 포도주로 자기 몸을 더럽히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신전에 제사했던 음식 대신에 채식만 하였지만, 다니엘의 얼굴에서 빛이 났습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지혜를 주시니 각국에서 선발된 소년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바빌론 왕의 자문역이 됩니다. 이렇게 다니엘은 바빌론 제국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음식으로 몸을 더럽히지 않겠다는 결심 외에도 다니엘과 세 친구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지키는 ‘구별점’이 분명했습니다. 느부갓네살왕의 신상에 절하지 않았고, 하루에 세 번 예루살렘을 향해서 기도하는 것도 목숨을 걸고 지켰습니다. 펄펄 끓는 풀무불에 던져지고 사자 굴에 던져졌지만,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살려 주신 것입니다. 그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을 살아 계신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극복했을 것입니다. 왕들의 꿈을 해석하면서 그들의 지혜가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입증하고 바빌론 왕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놀라운 일도 경험했습니다.

 

우리도 바빌론 제국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고 신앙을 지켜야 하는 이중 사명(double mission)을 갖고 매일매일 살아갑니다. 다니엘을 통해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기를 원합니다.-河-

 

두려워하지 말라 (6)

이사야

 

이스라엘의 역사는 험난했습니다. 아브라함은 바빌론에 속한 우르 땅에 살다가 하나님의 약속만 믿고 가나안 땅으로 이주해서 정착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거주하는 땅을 그의 후손에게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지만, 그 전에 400년을 이집트에서 종살이하게 됩니다.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해방되고 광야 40년을 지났습니다.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가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정착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지키셨지만,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지 않고 우상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백성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 세상 유혹에 빠져서 하나님 백성의 구별된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반짝했지만, 결국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당대의 제국 아시리아와 바빌론에 멸망했습니다. 성전도 무너지고, 나라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빼앗겼습니다.

 

성경은 이스라엘에 닥친 비극과 재난을 놓고 애초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알려주신 하나님 백성의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고, 하나님 아닌 것을 쫓으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망가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언자들을 보내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이키기 위해 애를 쓰셨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끝까지 제멋대로 살았습니다.

 

이때부터 이스라엘은 디아스포라(흩어진 백성)의 삶을 살게 됩니다. 북왕국이 무너지면서 아시리아가 사마리아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남왕국이 무너지면서 예루살렘의 지도자들과 주민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로 내려간 이스라엘 백성들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살펴보는 이사야 말씀은 이사야서의 두 번째 메시지에(40-55장) 속합니다. 바빌론이 쇠퇴하고 페르시아가 신흥 제국으로 등장했습니다. 70년 포로 생활의 막바지가 된 것입니다. 그때 바빌론에 포로로 살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위로와 희망의 말씀입니다.

 

이집트에서의 400년에 비하면 짧고 상황도 비교적 좋았지만, 70년이라는 긴 시간을 바빌론에서 포로로 지냈습니다. 나라 잃은 설움을 생각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의 정신적인 상실감은 매우 컸을 것입니다. 그때 모세를 통한 출애굽을 떠올리면서 조상들을 이집트에서 해방시킨 하나님께서 바빌론에서도 자유를 주실 것을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이사야서 40장 이하는 절망하지 말고 제 2의 출애굽을 꿈꾸라는 소망의 말씀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41:10).-河-

 

두려워하지 말라 (5)

스바냐

 

스바냐 선지자는 유다 왕 요시야 시대(주전640-609년)에 활동했습니다. 아버지 아몬이 살해되면서 요시야가 여덟 살에 왕이 되었습니다. 이미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무너지고 남유다만 존속하던 시대입니다. 훗날 요시야는 성전에서 발견된 율법 책에 따라 종교개혁을 단행하면서 다윗에 버금가는 왕이 되었지만, 요시야 개혁 전의 남유다는 정치, 경제, 종교 완전히 엉망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때 스바냐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예언자로 활동했습니다.

 

스바냐는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셨다” 또는 “숨어 계신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에는 앗시리아와 같은 제국에서 수입한 우상들이 판을 쳤고 백성들은 우상과 하나님을 겸해서 섬겼습니다. 이방신의 특징은 물질과 번영입니다.

 

신앙은 물론 도덕적으로 나라가 망가지는데 앞장선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관리들은 폭력을 사용해서 힘없는 백성들을 학대하고, 선지자들은 백성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을 하며, 제사장들은 성소를 더럽혔습니다. 예루살렘의 상황을 패역, 더러움, 포학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토록 패역한 세상 가운데 계셨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날이라는 말씀대로 세상을 심판하시기 위함입니다. 둘째는 백성들이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세상에 계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세상이 망가졌어도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곤고하고 가난한 백성들”이 남아 있기에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3:14-18)은 남은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 말씀입니다. 기쁨으로 찬양하라는 부탁으로 시작합니다. 심판이 지나고 구원과 회복의 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한 가운데 계십니다. 모든 어려움이 지났고 원수는 쫓겨났습니다. 이제 기쁨의 날이 찾아온 것입니다.

 

선지자는 그동안 많이 지쳐 있는 백성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시온아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16절). 손을 늘어뜨리는 것은 낙심과 절망 그리고 포기입니다. 힘이 없어서 털썩 주저앉은 모습입니다. 일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계시기 때문입니다. 남은 자들에게는 심판이 아니라 구원의 날입니다.

 

하나님께 돌아온 사람들, 끝까지 남아서 하나님을 의지한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찬양이 이어집니다:“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17절).

 

우리도 오늘 말씀 앞에서 하나님과 더불어 찬양하고 기뻐하기 원합니다.-河-

 

두려워하지 말라 (4)

여호수아 (2)

 

모세를 이어서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는 두려웠고 적지 않게 당황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광야 40년과 전혀 다른 리더쉽이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찾아오셔서 “강하고 담대하라”고 세 번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를 떠나거나 버리지 않으시고, 항상 함께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여호수아는 광야 40년 동안 모세와 함께하신 하나님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모세의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5절). 여호수아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말씀이고 약속입니다.

 

여호수아가 해야 할 일을 알려 주시는데, 전쟁에 나가는 장수에게 주시는 말씀이 아니라 성전과 가정에서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주시는 말씀 같습니다:“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1:8). 여기서 “율법책”은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7절) 입니다. 우리 성경으로 하면 토라로 불리는 모세 오경입니다. 말씀을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해야 합니다. 주야로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록된 말씀을 지키고 실천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은 모세를 이어서 이스라엘을 인도할 여호수아에게 요청되는 최고의 덕목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하나님의 뜻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이 곧 하나님 말씀입니다. 그러니 여호수아가 하나님 말씀을 따라서 백성을 인도하고 약속의 땅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고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어떻게 가까이하고 익혀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우선, 율법책을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해야 합니다. 눈과 입으로 읽는 것입니다. 둘째로, 말씀을 묵상(meditation)해야 합니다. 묵상은 말씀을 깊이 생각하고,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것입니다. 눈과 입으로 보고 읽은 말씀을 마음과 삶에 채우는 과정입니다. 보고 읽는 것을 통해서 말씀이 머리에 머문다면, 묵상을 통해서 말씀이 마음으로 내려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머리와 마음 그리고 손과 발로 말씀이 자라고 연결되는 과정이 하나님 말씀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말씀으로 삶의 중심을 세웠을 때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갖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말씀은 우리 안에 자리잡은 불안과 두려움을 다스리고, 강하고 담대하게 세상을 마주할 힘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