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장 고넬료 (1)

백부장 고넬료 (1): 복음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두 명의 외국인 장수를 공부했습니다. 밧세바의 남편이자 다윗에 의해서 죽은 헷사람 우리아에게는 충성이 돋보였습니다. 엘리사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고 나병에서 해방된 아람 사람 나아만 장군은 겸손과 믿음(순종)의 인물이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신약에 나오는 두 명의 로마 군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로마 군인 100여 명을 통솔하는 백부장입니다. 백부장은 로마 군대 장교의 하위 계급이었지만, 능력에 따라서 진급은 물론 경제적인 부(富, Wealth)까지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백부장들 가운데는 사병부터 시작해서 장교가 된 사람들도 있었고, 때로는 백부장이 되면서 로마 시민권을 얻은 외국인도 있었으니 나름 성공한 군입니다.

 
로마 제국은 자기들이 정복한 식민지에 군대를 파견해서 다스렸습니다. 이스라엘이 속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경우 본문에 나오는 가이사랴가 로마 군대는 물론 통치의 중심이었습니다. 로마 황제에게 아부하면서 식민 통치권을 확보한 헤롯 대왕이 로마를 위하여 바친 도시입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서 “가이사랴(Caesarea)”라고 불렀습니다.

 
그곳에 고넬료라는 로마 군대 백부장이 있었습니다. 고넬료는 그의 가정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는 로마 군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God-fearer)”은 구약의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이방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고넬료는 하나님을 경외할 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구제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한 모범적인 인물입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군인인데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고넬료를 칭찬할 정도로 성품이나 신앙이 훌륭했습니다.

 
고넬료가 유대인들의 기도 시간인 제 구시(오후3시)에 기도할 때 환상 속에서 하나님 사자의 말씀을 듣습니다. 욥바에 머무는 베드로에게 사람을 보내서 그를 초청하라는 말씀입니다. 고넬료는 이유도 알지 못하면서 욥바에 사람을 보냈습니다.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었다는 말씀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욥바에 머물던 베드로 역시 정오에 기도하기 위해서 지붕에 올라갔는데 갖가지 짐승들이 담긴 광주리 환상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광주리에 담긴 짐승을 죽여서 먹으라고 하시니 베드로는 깜짝 놀랍니다. 그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문 앞에 와서 베드로를 찾습니다. 그리고 고넬료의 말을 전합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듣고 복음을 전합니다.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고넬료와 베드로를 통해서 주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예수님의 복음은 차별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습니다.-河-

아람 사람 나아만 (2)

나아만과 게하시

 

나아만은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던 아람(시리아)의 장군입니다. 완벽한 군인이지만, 온몸에 부스럼이 나는 나병환자였습니다. 나아만은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포로로 잡아 온 여종의 말을 듣고 나병을 고치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찾았습니다. 요단강에서 일곱 번 씻으라는 엘리사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나아만의 몸은 어린 소년의 몸처럼 깨끗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완전히 회복된 나아만 장군이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갑니다. 이제는 아람 나라의 장군이라는 신분은 중요하지 않고, 나병에서 해방된 것만 감사할 뿐입니다. 그 여정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몸만 소년의 피부를 가진 것이 아니라 나아만 장군에게 새로운 인생이 찾아온 것입니다.

 
나아만은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받아 달라고 엘리사에게 요청합니다. 엘리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면서 나아만의 예물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나아만 장군은 노새 두 마리에 이스라엘의 흙을 싣고 가서 자기 고향에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제단을 쌓고 하나님만 섬기겠다고 맹세합니다. 대신, 군인이라는 신분상 왕과 함께 림몬(아람의 신) 신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만 용서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엘리사가 샬롬으로 나아만을 축복하고 보냈습니다.

 
나아만이 어느 정도 갔을 때 엘리사의 종 게하시가 나아만을 쫓아 갑니다. 엘리사가 나아만의 예물을 받지 않은 것에 불만이 생겼고 자신이 챙기겠다는 욕심이 발동했기 때문입니다. 엘리사 선지자에게 제자 두 명이 찾아왔는데 그들을 위한 선물이 필요하다고 거짓말하면서 나아만으로부터 선물을 받아냈습니다. 게하시는 가져온 선물을 집에 숨깁니다.

 
엘리사는 게하시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디 갔었냐는 엘리사의 질문에 게하시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고 또다시 거짓말합니다. 물질에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엘리사가 게하시를 저주하니 그의 몸에 나병이 생깁니다.

 
열왕기하 5장은 나아만 장군의 나병으로 시작해서 엘리사의 종 게하시의 나병으로 끝납니다. 이방인인 아람 장군 나아만은 나병에서 회복되고, 이스라엘 사람인 게하시는 나병에 걸렸습니다. 아람 사람 나아만 장군은 이스라엘 여종과 엘리사의 말을 따랐지만, 게하시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엘리사의 생각과 방침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나아만은 하나님을 섬기기로 결심했지만, 게하시는 나아만이 갖고 온 예물에 집착했습니다.

 
본문에서 엘리사는 하나님을 대신해서 중심에 서 있습니다. 말씀에 순종한 나아만의 치료를 돕고 아무 대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릇 행한 게하시는 심판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백성과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께 오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십니다.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도 하나님을 떠나면 심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주님을 따르기를 원합니다.-河-

아람 사람 나아만 (1)

겸손: 나아만 장군

 

지난 주에 공부한 헷 사람 우리아는 충성의 상징이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면서도 다윗은 물론 자신이 속한 군대에 충성을 다했고, 결국 예수님의 족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심의 표상이 된 것입니다.

 

오늘은 아람사람 나아만 장군을 공부합니다. 시리아로 불리는 아람은 이스라엘 북동쪽에 위치한 강대국이었습니다. 다메섹 (다마스커스)이 아람의 수도였습니다. 이스라엘과는 이해관계에 따라서 갈등과 전쟁을 거듭했습니다. 아람에 비하면 이스라엘은 약소 국가입니다.

 

오늘 본문(1절)은 아람 사람 나아만을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였음이라” “그는 큰 용사니”라고 소개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아만을 통해서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통치자가 되시고 유일한 신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나아만은 “나병 환자”였습니다. 나병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므초라>는 일반적으로 피부에 생기는 질환을 가리키는 것으로 쓰이곤 하니 나아만의 나병이 접촉을 금지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보기 흉했고 완치가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나아만 장군의 집에 이스라엘에서 포로로 잡혀온 여종이 있었습니다. 히브리어로 <작은 소녀>라는 뜻으로 <큰 용사>인 나아만과 대조를 이룹니다. 나아만 장군은 이스라엘에 가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여종의 말을 듣고 왕의 허락을 받아서 이스라엘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엘리사 선지자를 만납니다.

 

엘리사 선지자는 나아만 장군을 문 밖에 세워 둔 채 종을 보내서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면 나을 것이라고 일러줍니다. 나아만 장군은 약소국 선지자 엘리사에게 무시를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화를 내면서 돌아가려 했지만, 그의 부하들이 요단강에서 몸을 씻을 것을 부탁합니다. 나아만 장군은 부하들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고 <작은 소년>의 피부처럼 회복했습니다.

 

비록 몸에 심각한 피부병을 갖고 있었지만, 나아만은 아람왕이 인정하고 하나님이 사용하실 정도로 위대한 군인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스라엘 출신 작은 소녀이자 여종의 말을 들었고, 부하들의 말을 들었습니다. 엘리사 말대로 일곱 번 요단강에 몸을 담갔습니다. 그런 점에서 나아만은 순종의 인물입니다.

 

순종은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들은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순종의 완성입니다. 아람 사람 나아만에게는 듣는 귀가 있었고 들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목이 곧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끄럽게 만든 이방인 나아만 장군의 겸손과 순종이 돋보입니다.-河-

헷사람 우리아

충성: 헷사람 우리아

 

앞으로 5주 동안 성경에 나오는 외국 출신(이방인) 군인들에 대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이스라엘 전통 속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몸에 갖고 있는 할례를 하나님과 자기들 간의 최고 언약으로 여겼습니다. 할례받지 않은 사람을 이방인이라고 부르면서 하나님 백성의 위치에 결코 이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방인이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God fearer)”라고 부르면서 할례받은 자신들과 구분하고 차별했습니다. 그런데도 성경에는 외국인으로 하나님을 믿거나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헌신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철저하게 “타인”입니다. 결코 자기들과 같을 수 없습니다. 외지인, 즉 아웃 사이더입니다. 이처럼 차별이 큰 사회에서 성경에 기록될 정도가 되었다면 특별한 인물들임이 틀림없습니다.

 
이번 연속 설교에서는 외지인이지만, 하나님은 물론 이스라엘이라는 독특한 역사 속에 이름을 새겨놓은 외국인 장수(장교)들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대우하심을 다시금 깨닫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지평을 넓히고 싶습니다.

 
오늘 첫 번째 시간은 다윗이 범했던 밧세바의 남편 헷 사람 우리아입니다. 우리아가 속한 헷 족속은 가나안 토속 민족입니다. 이스라엘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헷 족속은 이스라엘에 통합되었지만, 여전히 “헷 족속”이라는 꼬리표가 없어지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배타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아는 다윗의 친구이자 조언자인 아히도벨의 아들 엘리암 가문에 장가갔습니다. 그 덕택에 아름다운 아내 밧세바를 얻었고 왕궁 가까이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아는 다윗의 장수가 되었고, 훗날 다윗이 자기에게 서른일곱 명의 장군을 선정했는데 우리아도 이들 가운데 포함되었습니다(삼하 23:39).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한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서 우리아를 전쟁에서 불러들여서 밧세바와 동침하게 합니다. 우리아는 다윗의 명령을 거절합니다. 하나님의 법궤가 전쟁터에 있는데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 집에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욕망을 위해서 밧세바를 범한 다윗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결국 다윗은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도록 살인 교사하고 밧세바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우리아는 안타깝게도 다윗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그의 이름은 예수님의 족보에 등장할 정도로 기억되었습니다(마 1:6).-河-

 

나 같은 죄인 살리신

2022년 기도에 대한 연속 설교를 마쳤습니다. 참빛 식구들 모두 각자에게 맞는 기도 방식을 개발해서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시길 부탁드렸습니다. 기도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삶입니다. 일상입니다.

 
기도에 대한 연속 설교를 마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찬송가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누구나 가장 즐겨 부르는 찬송가 가운데 하나인 <나 같은 죄인 살리신 Amazing Grace>을 지은 존 뉴턴(John Newton)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존 뉴턴은 1725년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 요한 웨슬리와 당대의 부흥사 조지 휫필드와 같은 유명한 신앙 지도자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인물입니다.

 
뉴턴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만, 뉴턴이 여섯 살 때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뉴턴의 아버지는 무심한 성격의 무역선 선장이었습니다. 뉴턴이 공식적인 교육을 받은 것은 단 2년뿐입니다. 아버지의 강요로 열 살이 되었을 때 배를 타기 시작해서 20여 년 이상을 바다에서 보냈습니다. 스무 살 때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노예로 팔려서 죽을 고비를 당할 정도로 고생했습니다. 노예 무역선의 선원이던 뉴턴이 3년 동안 노예들의 노예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한 것입니다.

 
뉴턴은 아프리카에서 구출되어서 영국으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바다에 심한 폭풍이 불어서 난파될 정도가 되었을 때, 간절히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전해주신 신앙이 다시 살아났고, 틈틈이 읽었던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같은 신앙 서적의 내용이 떠오르면서 1748년 3월 21일 하나님을 만나는 회심을 경험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뉴턴은 노예 무역선에 올랐지만 6년 후 뇌전증(간질병)이 생기면서 배를 타지 못하고 독학으로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비롯한 신학을 공부해서 39세에 영국 성공회 사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40년 이상 목회하면서 영국의 영적 부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노예무역선 선장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면서 윌리엄 윌버포스의 노예 해방 법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뉴턴은 변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자기가 죽을 죄인이었다는 사실과 그런 죄인을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습니다. 거기서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이라는 역대의 찬송이 탄생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잃었던 생명을 찾았고 광명을 얻은 뉴턴의 신앙 고백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감동과 은혜를 줍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