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5)

내 밭을 사라

 

팬데믹의 꼬리가 매우 깁니다. 델타 바이러스로 다시 먹구름이 밀려오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끝이 어디인지 막연하니 지치고 힘이 듭니다.

 

예레미야서 한가운데 있는 위로와 소망의 말씀(30-33장)을 나누면서, 지친 우리 몸과 마음에 회복을 꿈꾸고 있습니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을 다시 돌아오게 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시고, 아무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하나님께서 고치시고 그곳에서 새 살이 돋게 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새 언약을 약속하면서 빛을 비춰 주셨습니다. 마음에 새겨 주시는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다시 세우시는 회복의 말씀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약속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이었습니다.

 

앞으로 두 주간동안 살펴볼 예레미야 32-33장은 앞에서 약속하신 것을 이루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부연설명이자 확증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32장은 예루살렘이 바빌론 느부갓네살 왕에게 멸망하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이미 바빌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고, 예레미야는 왕궁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바빌론에 항복하고 일단 예루살렘 성전과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은 무시당했습니다.

 

감옥에 갇힌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바빌론에 넘어갈 것이고 이스라엘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는 바빌론으로 끌려갈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예레미야가 현실을 직시한 것인데, 마지막까지 시드기야를 비롯한 남유다의 지도자들은 예레미야의 말을 애써 거부합니다. 자기들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매우 어려운 명령을 내리십니다. 예레미야의 고향 아나돗에 있는 예레미야의 숙부 하나멜이 예레미야를 찾아와서 자기 밭을 사라고 하면 그것을 사라는 것입니다. 예레미야가 하나멜의 기업 무를 자(구원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망하는 시점에서 땅을 사는 것은 매우 어리석고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예레미야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합니다. 값을 지불하고 땅을 사고, 거래 계약서를 두 개 만들어서 보관합니다. 사람들은 예레미야의 행동을 보고 비웃었을 것입니다.

 

예레미야의 행동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상징적 행위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다시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을 알려주는 행위였습니다. 하나님 약속이 틀림없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행동입니다.

 

신앙이 말이나 이론이 아니라 삶이요 실체임을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구체적인 확증과 실천, 삶이 동반된 신앙을 갖기 원합니다. -河-

회복 (4)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와 소망의 말씀이 계속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베풀어 주시는 회복의 사건입니다. 또한 예레미야서의 회복과 소망의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를 넘어서 메시아 예수님의 오심(렘33:15)과 마지막 종말과 더불어 임할 새 하늘과 새 땅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위로와 회복의 말씀 두 번째 장인 예레미야 31장은 하나님께서 재차 확인해 주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으로 시작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 때에 내가 이스라엘 모든 종족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렘31:1).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외딴 섬처럼 외롭게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은 결과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버리셨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시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고 말씀하시니 큰 힘과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새로운 언약을 맺으십니다. 마음에 새겨 주시는 지울 수 없는 새 언약입니다(렘31:31-34).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시내산에서 맺은 언약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을 버리면 그만입니다. 이미 모세와의 언약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면 언약이 폐지된다고 하셨건만,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언약을 제시하십니다. 그것도 이스라엘 백성들 마음에 새겨 주시는 완전한 새 언약입니다.

 

모든 것이 “다시”시작될 것입니다. 우리가 읽은 31장 1-7절에 “다시”라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되어 등장하는 이유입니다:”내가 다시 너를 세우리니 네가 세움을 입을 것이요 네가 다시 소고를 들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춤추며 나오리라”(4절). 하나님의 주도하심으로 이스라엘의 역사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비록 이스라엘이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아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 왔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이스라엘을 사랑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을 “나의 사랑하는 아들, 기뻐하는 자식”(20절)이라고 부르실 정도입니다. 하나님의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애틋하게 생각하십니다. “내가 반드시 그를 불쌍히 여기리라”(20절)는 말씀 속에서 비장할 정도의 하나님 사랑을 발견합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눈물로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였듯이,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도 뜨겁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이스라엘을 위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똑 같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河-

회복 (3)

– 너를 고쳐주리라

 

지난 두 주 동안, 예레미야 선지자를 소개했습니다. 예루살렘이 멸망하는 순간에 목에 멍에를 메고 눈물로 하나님 말씀을 전하던 선지자였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과 예레미야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예수님 속에서 예레미야를 발견했고, 예레미야가 예수님을 닮은 선지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예레미야서 한가운데 위치한 “위로와 소망의 말씀”(30-33장)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말씀드렸듯이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는” 심판 예언입니다.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레미야의 예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하나님의 심판이 예루살렘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예레미야의 예언 한 가운데 “건설하고 심게 하는” 예언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 있는 이스라엘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는 소망의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과 유다의 포로를 돌아가게 할 날이 오리니 내가 그들을 그 조상들에게 준 땅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니 그들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렘30:3).

 

바빌론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은 예루살렘 중심의 남유다인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앗시리아에게 멸망했던 북이스라엘을 유다와 함께 언급하는 것이 특별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온전한 회복을 약속한 것입니다. 제국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공격했을 때, 사람들은 겁에 질려 떨었습니다.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을 때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다시 조국으로 돌아오게 하실 계획을 이미 세우셨고 그것을 글로 기록하기를 예레미야에게 부탁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희망의 빛줄기입니다.

 

백성들의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어떤 것으로도 치료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네 상처는 고칠 수 없고 네 부상은 중하도다”(렘30:12).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고 재기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위로의 말씀을 주십니다:”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렘30:17). 하나님께서 사랑을 베푸시고 새로운 도시를 건축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본문의 하나님 말씀 속에는 이스라엘이 포로에서 돌아오는 것을 넘어서 장차 임할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나님 나라까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희망이 필요합니다. 우리 힘으로 고칠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과 사랑을 구합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을 간절히 구합니다. -河-

회복 (2)

예수님과 예례미야

 

예레미야서 한가운데 위치한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나누기 앞서서, 선지자 예레미야가 어떤 인물인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어머니 태중에서 선지자로 구별되고 부름을 받았습니다. 예레미야는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는” 심판 예언에 이어서 “건설하고 심게”하는 회복에 대한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예레미야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하나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의 예언을 통해서 하나님 마음을 백성들에게 전한 것입니다. “눈물의 선지자”라는 별명이 예레미야의 심정을 잘 표현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예레미야 속에서 예수님을 발견합니다. 이사야가 예수님에 대해서 가장 많은 예언을 했다면, 예레미야는 그의 마음과 삶을 통해서 예수님을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구약의 예언자 가운데 예레미야가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로 마리아에게 잉태되고 태어나셨듯이 예레미야도 어머니 태중에서 구별되고 부름을 받았습니다(렘1:5). 예레미야가 예루살렘의 변방 아나돗 출신이었듯이, 예수님도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1:46)는 말이 생길 정도의 작은 동네 나사렛 출신이십니다.

 

아나돗 사람들이 자기 고향을 수치스럽게 한다는 명목으로 예레미야를 죽일 생각까지 했습니다(렘11:19). 나무와 열매를 찍어서 없애자는 말을 할 정도로 예레미야의 흔적을 지우려 했습니다. 예수님도 고향에서 배척을 당하시면서, 선지자는 고향에서 높임을 당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13:57). 예수님께서 마음속에 예레미야 선지자를 떠올리셨을 것 같은 대목입니다.

 

예레미야가 당시의 타락한 성전을 비판하는 설교를 했습니다. 그것을 들은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 분노하고 예레미야를 죽일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렘26:1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성전을 “강도의 소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강도의 소굴”이라는 표현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인용하신 것입니다(렘7:11; 마21:13).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장사꾼들을 몰아내신 것과 성전이 타락한 것을 맹렬히 지적한 예레미야가 중첩됩니다.

 

예수님도 예레미야처럼 우셨습니다. 예레미야가 멍에를 지고 예루살렘을 활보했듯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전하시면서 구약의 선지자 예레미야를 마음속에 두신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아니 예레미야 속에서 예수님이 보이는 것이 놀랍습니다. 우리의 모습 속에도 예수님이 드러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河-

회복 (1)

선지자 예레미야

 

기도에 대한 말씀을 마쳤지만, 기도가 삶이 되는 기도의 사람, 참빛 식구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기도에 능력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진정 기도하지 않으면 기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2021년의 남은 한 해도 기도로 사시고 각자의 기도 속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7월 한 달 동안은 성경에서 시편 다음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예레미야서 가운데 “위로의 책”으로 불리는 예레미야 30-33장을 함께 읽겠습니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는 보도가 있지만, 우리 지역 백신 접종이 80%에 육박하고 팬데믹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식당은 물론 각종 모임에서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습니다. 앞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예상대로 통제되면 우리 모두 모여서 예배할 날도 가까울 것 같습니다.

 

지난 1년 3개월을 집에서 포로처럼 갇혀 살았습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것이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힘을 쓰지 못하고 온 세상 사람들은 백신을 고대했고 백신이 등장하면서 실제로 바이러스 전파가 잡혔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도 우리의 신앙도 유명무실해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배로 모이지 못하니 솔직히 각자의 신앙이 식은 것도 사실입니다.

 

옛날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신앙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바빌론은 자신들이 정복한 야훼 하나님을 무시했고, 바빌론이 섬기는 마르둑이라는 강력한 신을 숭배했습니다. 포로 시대가 끝나고 언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막막했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았고, 하나님 말씀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편집했습니다. 바빌론이 숭배하는 제국의 신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야훼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회복했고 신앙의 힘으로 바빌론 포로를 견뎠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말씀 가운데 하나가 앞으로 살펴보게 될 예레미야 속의 “위로의 책”입니다. 이스라엘의 심판을 예언했던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는 예레미야서 한 가운데 위치한 위로의 책(30-33장)에서 소망을 노래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백성을 찾아오셔서, 새롭게 언약을 맺으시고, 고향으로 돌아올 날을 약속하십니다.

 

앞으로 예레미야 선지자가 전하는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함께 나누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과 회복의 은혜를 체험하는 우리 교회와 참빛 식구들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