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형제 빌레몬 (3)

– 사랑으로

 

오늘은 추수 감사 주일입니다. 우리가 농사를 짓지 않으니 “추수”라는 표현을 앞에 부치는 것이 어색합니다. 그래도 한 해의 삶을 결산한다는 의미에서 추수 감사절입니다. 영어 표현 그대로 “감사 주일 (thanksgiving Sunday)”이라고 불러도 좋겠습니다.

 

우리는 2021년 한 해도 팬데믹을 살았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랫동안 세상을 괴롭힐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백신 접종이 계속되면서 치명적인 환자들이 줄었고 우리 지역은 “위드 코로나”에 가깝게 일상을 회복했습니다. 올겨울만 넘기면 내년 봄부터는 훨씬 자유로운 세상이 찾아올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 교회도 내년 3월에 완전체로 모이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조심하면서 각자 신앙의 자리를 지켜야겠습니다.

 

감사절은 한 해를 지켜 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주일입니다. 무엇보다 어둠과 죽음의 세력에서 우리를 구해서 빛으로 인도하신 생명의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신앙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힘겹지만, 이 길이 진리와 생명의 길임을 믿고 한 해를 산 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간을 함께 견딘 가족들과 참빛 식구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가족이 있기에 어려운 시간을 견뎠습니다. 예배로 함께 모이지 못해도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하며 마음으로 격려하고 힘을 주는 참빛 식구들이 계셔서 감사했습니다.

 

팬데믹을 지날 수 있도록 백신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진료한 과학자들과 의료진들, 전염병 관리에 온 힘을 쏟은 행정당국과 어려운 시간에도 각자 생업의 자리를 지키고 개인 생활까지 희생하면서 정부의 지침을 따른 모든 분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온 인류가 이렇게 한마음이 되어서 전염병과 싸운 적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

 

우리가 살펴보는 빌레몬서에서 바울이 골로새 교회의 지도자 빌레몬을 생각하면서 감사했듯이 우리도 한 해를 돌아보니 감사할 가족과 친지 그리고 이웃이 많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하지만,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받은 이웃에게도 꼭 감사해야겠습니다.

 

오늘 빌레몬서 본문처럼 감사 속에는 “사랑”이 숨겨져 있습니다. 매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을 때 감사가 생깁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놀라운 주님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감사절을 맞는 참빛 식구들께 주님의 사랑이 넘치고 그 사랑이 이웃에게 전파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河-

 

사랑받는 형제 빌레몬 (2)

– 믿음과 사랑

 

사도 바울은 당시의 편지 형식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담는 방식으로 서신서를 기록했습니다. 초대 교인들은 익숙한 형식의 편지를 받았고, 낯설지 않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바울의 권면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 장뿐인 빌레몬서 역시 인사말, 감사와 축복에 이어서 본문이 시작되고 마지막 인사로 끝나는 바울 서신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살펴본 빌레몬서의 인사말에서는 바울과 디모데가 편지를 보내는 사람으로, 빌레몬과 그의 가족, 빌레몬 집에서 모이는 골로새 교회가 편지를 받는 수신인이었습니다. 은혜와 평강으로 인사말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은 인사말에 이어서 등장하는 빌레몬을 향한 바울의 감사와 축복 (기도)입니다(4-7절).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편지를 받는 빌레몬과 사도 바울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장면입니다. 로마 감옥에 있는 바울은 기도할 때마다 빌레몬을 기억했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빌레몬의 믿음과 사랑에 대해서 들었기 때문입니다.

 

빌레몬은 예수님과 성도들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충만했습니다. 예수님을 향해서는 믿음이, 성도들을 향해서는 신뢰와 성실함이 빌레몬의 믿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빌레몬은 하나님은 물론 성도를 향한 사랑이 컸습니다.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성도들과 나눴습니다. 물론, 본문의 믿음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으로, 사랑은 성도들을 향한 마음으로 나눠서 읽을 수도 있습니다(참고 골1:4).

 

이어지는 6절과 7절은 믿음과 사랑을 다시 한번 각각 부연해서 설명합니다. “믿음의 교제”는 빌레몬이 골로새 교인들은 물론 동역자인 바울과 나눈 믿음안에서의 사귐과 행위입니다. 교제는 마음이 하나 되는 행동까지 포함합니다. 빌레몬이 나누는 믿음의 교제는 선한 것을 깨닫고 그것을 행하게 하고 그리스도께 이르도록 돕는 구체적인 힘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했기에 “믿음의 교제”라고 불렀습니다.

 

빌레몬으로 말미암아 성도들이 평안을 얻었습니다. 빌레몬의 믿음이 사랑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의 마음”은 믿음과 사랑이 자리 잡는 자리입니다. 믿음의 교제가 이뤄지는 자리가 빌레몬을 비롯한 성도들의 마음입니다. 바울도 빌레몬의 믿음과 사랑에 대한 소식을 듣고 기쁨과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믿음과 사랑은 서로 짝입니다. 사랑 없는 믿음은 허상이고, 믿음 없이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불가능합니다. 믿음과 사랑의 힘이 우리 참빛 교회 속에서도 역사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河-

사랑받는 형제 빌레몬 (1)

골로새 교회의 빌레몬

 

매년 하반기에는 신약 성경 가운데 한 책을 선택해서 말씀을 나눴습니다. 올해는 사도 바울의 옥중 서신 가운데 하나인 빌레몬서를 읽겠습니다. 빌레몬서는 한 장으로 되어 있고, 빌레몬이라는 개인에게 보낸 사도 바울의 편지입니다.

 

빌레몬은 골로새 교회에서 존경받는 신실한 지도자였습니다. 그에게 오네시모라는 종이 있었는데 오네시모가 주인인 빌레몬에게 큰 잘못을 범하고 도망했고, 로마 감옥에 있던 바울을 만나서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빌레몬서는 오네시모를 용서해 주라고 요청하는 사도 바울의 편지입니다.

 

빌레몬이 살던 골로새라는 지역은 에베소에서 동쪽으로 100여 마일 떨어져 있었고, 인근에는 요한 계시록에 등장하는 라오디게아가 있었습니다. 골로새 역시 한때는 명성 있는 도시였지만, 사도 바울이 편지를 쓰는 당시에는 에베소나 라오디게아에 비해서 작은 도시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주후 60년경에 라오디게아와 골로새 일대에 커다란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였는데 라오디게아는 스스로 지진복구가 가능했던 반면 골로새는 폐허가 된 채로 재기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 있으면서 네 개의 옥중서신(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빌레몬서)을 남겼습니다. 바울이 직접 개척한 에베소와 빌립보 교회와 달리, 골로새 교회는 바울이 에베소에 있을 때 그곳을 방문했던 에바브라가 예수님을 믿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교회를 세웠을 것으로 추측합니다(골4:12).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은 로마를 방문한 에바브라를 통해서 골로새 교회에 그릇된 복음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리스도인의 바른 삶에 대해서 편지를 썼는데 그것이 골로새서입니다.  바울은 두기고와 오네시모 편에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때 빌레몬서도 함께 전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읽은 빌레몬서의 인사말(1-3절)에서는 편지를 보내는 바울과 디모데가 빌레몬과 골로새 교회에 문안합니다. 편지를 받는 사람은 빌레몬, 빌레몬의 부인으로 추측되는 자매 압비아, 빌레몬의 아들일 가능성이 큰 바울과 함께 주님의 군사된 아킵보입니다. 빌레몬은 그의 집을 예배처소로 개방했습니다. 바울이 빌레몬과 그의 가정 그리고 골로새 교회에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임하길 기원하면서 편지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빌레몬은 골로새 교회의 기둥이었고 사도 바울의 동역자였습니다. 교회가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지는데 하나님께서 쓰시는 일꾼이 꼭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河-

하박국 (5)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구약성경 하박국서에 관한 연속 설교 마지막 시간입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예레미야 선지자와 동시대 인물로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이 하나님을 떠나고 결국 당시의 제국 바빌론에 멸망하는 시대를 살았습니다.

 

예레미야가 하나님 말씀을 들고 거리로 나가서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외쳤다면, 하박국 선지자는 시대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홀로 하나님 앞에 나가서 질문하고 탄식했습니다(1-2장).

 

하박국 선지자가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이스라엘에 만연한 악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 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박국의 예상과 달리 바빌론 제국을 동원해서 이스라엘을 무너뜨리실 것이라고 답변하셨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 백성이 어떻게 이방 제국에 무너질 수 있냐고 강력히 항의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섯 가지 “화 있을진저”라는 경고를 통해서 바빌론을 비롯한 악한 세력과 민족들이 반드시 멸망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하박국서 마지막 3장은 하나님의 응답에 설득당한 하박국의 찬양과 기도입니다. 하박국은 마음에 생기는 의심을 하나님께 나와서 솔직히 질문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찾으면서 하나님의 생각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보고 계셨습니다. 때가 되면 악한 세력을 물리치시고 하나님의 영광이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은 세상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2:14).

 

하박국이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두려움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고 이전에 임했던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 앞으로 임할 하나님의 심판,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능력을 찬양합니다(2-15절).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죽음의 세력인 바다와 물을 제압하십니다. 악인의 머리를 치시고 그들을 산산조각 부숴 버리십니다. 전사 하나님(Warrior God)께서 이스라엘을 위해서 바빌론을 비롯한 악한 세력과 싸우시는 장면입니다.

 

하박국이 하나님을 찬양하지만, 앞으로 닥칠 재앙을 생각하니 창자가 흔들렸고 입술이 떨리고 뼈가 썩는 것처럼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박국은 희망을 찾았고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립니다. 하박국 선지자의 유명한 고백이 이어집니다:“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3:17-18).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의 힘이라고 고백하면서 어려움을 넘고 탄식을 넘어서 소망의 길로 나갑니다. 끝까지 하나님을 기다리고 찾고 구한 하나님 백성이 누리는 은혜입니다.-河-

하박국 (4)

– 정한 때가 있나니

 

하박국서는 선지자 하박국이 두 번의 질문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고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으로 전개됩니다. 첫 번째 질문은 하나님께서 언제까지 이스라엘에 만연하는 악을 두고 보실 것이냐는 항의입니다. 이에 대해서 하나님은 바빌론이라는 당시의 최고 강대국을 사용해서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바빌론에 멸망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하나님 백성이 세상 제국 바빌론에 멸망할 수 있느냐고 재차 질문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백성이 바빌론에 무너졌을 때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다고 한탄합니다.

 

두 번째로 질문한 하박국은 망대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응답을 끝까지 기다리고 추구하는 하박국의 태도와 믿음이 돋보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박국에게 대답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을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도록 판에 새겨 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떠난 예루살렘은 곧 바빌론에 멸망하지만, 결국에는 하나님께서 바빌론도 심판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때를 정해 놓으셨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도록 판에 기록해 놓으라는 것입니다.

 

마음이 교만하고 정직하지 못한 바빌론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입니다. 자신을 의지하는 교만, 정직하지 못한 거짓, 술을 즐기며 권하듯이 다른 사람을 유혹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바빌론에 하나님의 화가 임할 것입니다. 바빌론은 여러 나라를 무너뜨리고 큰 제국을 세웠지만, 그들이 행한 교만과 악행을 그대로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섯 가지 “화 있을진저”라는 말씀으로 장차 멸망할 바빌론의 교만과 악행을 일일이 열거하십니다. 첫째는 폭력과 학정으로 여러 나라를 착취한 행위, 둘째는 자기 이익을 위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 셋째는 백성들의 피의 댓가로 불의로 도시를 건축하고 곧 불에 타버릴 헛된 일을 행한 것, 넷째는 이웃에게 술에 취하게 해서 수치를 당하게 하고 치욕스러운 길을 가게 한 것, 마지막 다섯째는 나무와 돌을 신처럼 섬기는 우상숭배에 대해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반면에,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성전에 계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참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이심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분명하게 판에 기록한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감사했을 것입니다. 하박국 선지자의 예언은 훗날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