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도 (3)

합당하게 행하여

 

기도를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고, 기도의 방법도 많습니다. 기도를 어느 한 가지로 정의하고 규정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너무 단순하게 여기는 실수입니다. 올해도 기도에 대한 말씀을 나누면서, 참빛 식구들의 기도 생활은 물론 기도의 방법과 지경이 다채로워지길 바랍니다.

 

팬데믹 기간의 특별했던 신앙생활이 새로운 일상으로 정착되면서, 예전처럼 대규모로 모여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하나님을 찾고,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고, 삶을 통해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 팬데믹 이후에도 중요한 신앙 덕목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한 가지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규칙적으로 기도하는 것과 삶으로 기도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무엇이든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하고, 어떤 일이 생겨도 먼저 기도하고, 기도를 삶의 기본 형식과 내용으로 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도가 습관이 되고 성품이 되면 우리도 사도 바울처럼 “기도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 첫 번째는 모든 신령한 지혜와 총명으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었습니다. “아는 것”은 지혜와 총명이 의미하듯이 지식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알고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릇된 신앙이나 세상 풍조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두 번째 기도는 ‘행함’입니다:”주께 합당하게 행하여.” 거룩함이라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다면,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는 것이 손과 발의 실천으로 이어졌을 때, 멋진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주님께 합당하게 행하는 길입니다.

 

또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어렵고 약한 이웃을 돕는 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선한 열매겠지요(마25:35-37).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고 그것을 실천함으로 선한 열매를 맺으면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점점 자라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골로새 교회가 알고 배운 것에 그치지 않고 삶으로 성숙해 가길 기도했습니다. 주님 앞에서 합당한 삶을 살기를 기도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삶으로 연결되길 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주께 합당하게 살아가고, 주님께서 기뻐하실 선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앞으로 그리스도인 각자의 삶이 점점 중요해질 것입니다. 공동체는 개인의 삶에 힘을 주고 응원하는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하면 됩니다. 개인의 영성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의 자리가 튼튼할 때, 강력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河-

2021년 기도 (2)

하나님의 뜻

 

우리는 앞으로 네 시간에 걸쳐서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골1:9-12)를 살펴볼 계획입니다. 바울의 기도(골1:9-12)를 읽다 보면 내용이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분사 구문으로 이뤄진 헬라어 본문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기도를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신령한 지혜와 총명으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올바로 믿을 수 있고, 바르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하나님 앞에서 합당하게 행하는 삶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합니다. 선한 일에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셋째는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으로 대표되는 성품입니다. 아는 것이 선한 열매로 그리고 성품으로 발전해 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갖는 것이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성도의 기업을 가졌다는 소망입니다. 우리는 소망을 잃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업이 있고, 하나님 나라 백성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소망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주제는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고 그 길을 갈 때 비로소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데 필요한 것이 신령한 지혜와 총명입니다. 지혜는 총명보다 큰 개념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큰 그림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신령한 지혜의 보고(寶庫)는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지혜라면, 그것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 것이 총명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혜와 총명은 서로 짝입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그 모든 과정에 함께 하시고 도와  주십니다.

 

성경에 드러난 대표적인 하나님의 뜻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 너희의 거룩함이라 (살전4:3);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딤전2:4).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성경에서 확실하게 알려주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각자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신령한 지혜와 총명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원합니다. -河-

2021년 기도 (1)

바울, 기도의 사람

 

매년 상반기에는 기도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팬데믹으로 흩어져 있으면서 각자의 자리가 기도처가 되었지만, 기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분주한 삶이 기도를 훼방합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세상 돌아가는 소문들이 우리에게서 기도할 마음을 빼앗습니다. 수요 예배에서 배웠듯이 사무엘 선지자가 기도를 쉬는 것이 죄라고 했는데, 우리는 기도하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다시 기도의 자리로 나가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기 원합니다.

 

올해 기도에 대한 말씀은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골 1:9-12)입니다. 골로새서는 에베소서, 빌립보서, 빌레몬서와 함께 바울이 감옥에서 보낸 옥중서신입니다. 바울은 골로새 출신 에바브라로 하여금 고향에 가서 교회를 세우도록 부탁했고, 골로새에 에바브라에 의해서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잘 전해지고 심어져서 교회가 세워졌지만, 복음을 흔드는 세력들이 교회에 있었기에 바울은 서신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삶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골로새에 편지를 쓴 바울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빌립보에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을 때는 한밤중에 기도하고 찬양했습니다. 지진이 나고 감옥 문이 열리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면서 감옥에서 풀려났습니다(행 16:25-26). 감옥에 갇힌 바울은 소아시아와 유럽에 있는 교회를 위해서 기도를 쉬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기도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있습니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와 성도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배운 로마서에서도 바울은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 너희를 말하며”(롬1:9)라고 했습니다. 바울 자신의 후계자인 디모데를 위해서는 “내가 밤낮 간구하는 가운데 쉬지 않고 너를 생각하여”(딤후1:3)라고 알리면서 바울이 “밤낮”기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5:17)는 권면을 스스로 실천한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 바울은 믿음과 삶이 일치한 훌륭한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었습니다.

 

교회를 위한 바울의 기도 속에는 “감사”가 있었습니다. 흩어진 교회들이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간직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면서 감사했습니다. 교회마다 복음을 훼방하는 세력들이 들어왔지만, 꿋꿋하게 신앙을 지키는 것을 듣고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쉬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기도의 자리로 나가기 원합니다.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를 넘어서 교회는 물론 세상까지 기도의 지경이 넓어지기 원합니다.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의 기도가 깊어지고 확신이 넘치길 바랍니다. -河-

로마서 1장 1-7절 (4)

은혜와 평강

 

로마서 서문(롬1:1-7)을 살펴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로마서 서문은 바울이 로마에 보낸 편지의 첫 부분입니다. 당시 편지의 형식대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인사말이 등장합니다. 대신, 로마에 간 적이 없는 바울은 서문에서 편지의 내용을 요약할 정도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알려줍니다.

 

바울의 편지를 받는 수신인은 로마에 있는 모든 성도입니다. 바울이 다른 편지에서는 교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로마서에서 성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색다릅니다. 로마 교회가 매우 커서 하나의 교회로 모이지 않고 여러 가정에서 모였을 수도 있고, 여전히 유대인 회당 등에서 모였기에 교회라고 부를 정도로 조직이 갖춰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바울이 편지를 쓰는 대상은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로마에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하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타났습니다. 구약의 예언대로 다윗의 혈통으로, 성결의 영으로 태어나시고 능력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서 로마에 있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로마 교인들은 성도로 선택해서 부르셨습니다. 성도는 “거룩한 무리”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거룩하게 구별하신 주의 백성들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었지만, 이제는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부르신 성도입니다. 이처럼 바울은 예수님께서 구약에서 약속하신 메시아이심을, 구약의 이스라엘이 성도로 발전했음을 강조합니다.

 

“은혜와 평강”은 로마 시대에 편지 서두에 사용하던 관용 문구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은혜와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은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임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거저 주시는 선물입니다.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에게 임한 구원이 대표적인 은혜입니다.

 

평강(샬롬)은 은혜가 주는 열매입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면 내적 평안이 임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고 세상이 빼앗지 못하는 평안입니다. 은혜와 평안을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나가면 “화평케 하는 자”로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자녀를 통해서 세상에 평화가 임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임하는 은혜와 평강이 로마 교회에 임했듯이 우리 안에도 임하길 원합니다. 은혜와 평강으로 서로 격려하고 인사하기 원합니다. 주의 은혜로 삽시다. 샬롬! -河-

로마서 1장 1-7절 (3)

믿음의 삶

 

사도 바울은 로마서 서문(롬1:1-7)에서 자신을 예수님의 종으로 소개했습니다.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서 부름을 받은 사도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사도 바울이 특별히 선택되어 세움을 받았습니다.

 
바울은 이어서 자신이 받고 전하는 복음을 차근차근 소개합니다. 선지자들을 통해서 이미 예고하시고 약속하신 하나님 아들에 관한 복음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육신으로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난 부활과 그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입증되셨습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예언하고, 다윗의 혈통으로, 부활의 능력으로 완벽하게 임하신 예수님이십니다. 바울은 물론 로마 교회 그리고 우리 모두 예수님을 한마음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고 선포합니다. 지난 두 주간 배운 말씀(롬1:1-4)입니다.

 
오늘 본문(롬1:5-6)에 의하면 바울은 사도의 직분을 예수님을 통해서 받았습니다. “은혜와 사도의 직분”이라는 말씀은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건과 바울의 표현대로 죄인 중에 괴수였던 자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부르신 은혜를 가리킬 것입니다.

 
“그의 이름을 위하여”에서 이름은 예수님을 대표하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믿어서 그 이름을 위하여 하나님께 순종하게 돕는 것이 바울을 사도로 부르신 목적입니다.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에 해당하는 헬라어 본문은 두 단어로 “믿음의 순종(obedience of faith)”입니다.

 
여기서 순종은 삶입니다. 따라서 “믿음의 삶”이라고 옮길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이 예수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믿음이 우리의 삶을 이끄는 근원이자 원동력입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는 말씀과 맥을 같이 합니다. 믿음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입니다.

 
믿음과 순종의 관계는 믿음이 있어야 순종(신앙의 실천)이 가능하다는 측면과 신앙의 실천이 믿음의 증거가 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야고보서에서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했습니다(약2:17). 로마서 서문의 믿음과 순종(삶)의 관계가 로마서 마지막 결론에도 등장합니다(롬16:26). 바울이 로마서에서 강조하는 것은 신앙과 삶의 일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듯이 로마 교회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교회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함으로 예수님께 속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