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의 주인공은 예루살렘에서 약 17마일 떨어진 여리고의 세리장이었던 삭개오입니다. 그는 부자였습니다. 세리장이면 로마 식민지하에서 나름대로 출세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삭개오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습니다. 동족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거둬야하는 그의 직업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키가 작은 그의 외모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여리고를 지나신다는 소문을 듣고 삭개오는 예수님을 꼭 뵙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키가 작은 삭개오는 군중 틈으로도 예수님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삭개오는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서 뽕나무에 올라갔습니다. 이것은 자존심을 구기는 행동이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키가 작다는 것을 드러내는 행위요, 사람들의 핀잔과 조소를 스스로 유도하는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한번 뵙고 싶다는 삭개오의 열망 앞에 사람들의 이목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삭개오가 올라간 뽕나무 – 이곳은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났던 자리였습니다.
우리들 각자에게도 올라가야 할 뽕나무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삭개오가 달려가서 쉽게 올라갔듯이 뽕나무는 우리들 가까이에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뽕나무에 올라가려는 용기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버릴 것이 있습니다. 자존심입니다. 때로는 무시할 것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입니다. 마지막으로 간직할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을 꼭 만나 뵈리라”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외롭고, 삶이 힘겹고, 자신의 현재 모습에 실망스러울 때는 우리들 삶 속에 드리워진 뽕나무로 달려갑시다. 예수님께서 그곳에 찾아오셔서 여러분들의 이름을 불러 주시며 만나주실 것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