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부터 7일까지 시카고 휘튼대학에서 열린 제21회 코스타(북미유학생수양회)에 다녀왔습니다.올해도 49개 주, 390개의 교회에서 1400여명이 참석하였습니다. 같은 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25세 이하의 칼리지 코스타에도 450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하였답니다. 7월의 첫 번째 주간에 2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미국땅 한 가운데 모여서 신앙과 꿈을 나눈 셈입니다. 코스타가 유학생들을 위한 집회에서 한국어로 진행되는 미주 최대의 청년집회로 자리매김해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코스타에 갈 때 마다 제가 더 큰 은혜를 받고 옵니다. 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한 마음으로 부르는 찬양은 나이애가라 폭포 소리만큼 우렁찹니다. 저는 이번에 제자훈련기초 세미나에서 “예수님의 제자 삼기”라는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한 가지라도 더 배워서 자신이 속한 신앙 공동체에 접목시키려는 참석자들의 모습에 더욱 신이 났습니다. 예수님을 닮고 복음 안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보려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우리 한민족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혼탁한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신실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고민하고 애쓰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미국에 유학생을 보낸 국가 가운데 인도와 중국에 이어서 대한민국이 3위를 차지합니다. 2005년 말 현재 미국에 와 있는 우리나라 유학생은 5만3천명입니다. 이렇듯 많은 숫자의 유학생들이 미국에 오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외화낭비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미국에는 수많은 한인 청년들이 살고 있습니다. 1.5세와 2세에게 거는 기대 못지 않게 이들에 대한 염려도 매우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주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이 신앙으로 거듭 태어나서, 예수님을 따라 살기로 결심한다면 우리들의 염려는 단지 기우에 그칠 것입니다.
코스타에 가면 젊은이들 속에서 희망을 봅니다. 어떤 이들은 멀리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자동차로 며칠을 달려왔답니다. 배가 불룩하게 나온 임신부들도 종종 눈에 띠었습니다. 이제 갓 한살이 지난 아기를 아가 방에 떼어놓고 집회로 향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머리는 노랗게 염색을 했지만, 두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신세대 젊은이들에게서도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삼삼오오 잔디밭에 앉아서 받은 바 은혜를 나누고 고민을 얘기하는 모습도 정겹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저는 이번 코스타 강의에서 예수님의 제자된 표지(mark)를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하나님과 단둘이 깊은 대화를 나눌 줄 아는 고요함(silent), 2) 부피보다 밀도 있는 삶을 살려는 단정함(simple), 3)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희생(sacrifice), 4) 마지막으로 하늘에 속한 사람다운 강인함(strong). 밟히고 밟혀도 새봄에 새싹을 돋아내는 잡초처럼 근성 있는 신앙인이 될 것도 부탁했습니다. 여기에 사무엘 울만이 그의 시 <청춘>에서 언급한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이제부터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자는 제안에 “아멘”으로 화답한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울려 퍼집니다. (SF한국일보 종교칼럼, 2006.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