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에…

지난주에 한국일보와 함께 배달된 뉴욕타임즈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미국인들의 지식수준이 형편없다는 기사였습니다. 일례로 TV퀴즈쇼에서 부다페스트가 수도인 나라를 묻는 질문에 출연자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헝가리”라는 답이 주어졌지만 출연자는 의아해했습니다. 도리어“헝가리(hungary)”를“헝그리(hungry)”로 잘못 이해하는 실수도 범했습니다.

요즘세대는 돈을 많이 벌어서 자기만 즐겁게 살면 될 뿐, 문학작품을 읽거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고민하거나, 자신의 뿌리를 찾는데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깊은 샘처럼 사려 깊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쁜 이민생활, 유학생활에 쫓겨서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특히 조국이나 겨레를 생각하는 것은 왠지 어색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조상들이 갖고 있던 기상과 예의범절, 역사의식을 잊고 삽니다.

어제가 3.1절이었습니다. 3.1절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독립운동입니다. 8.15해방이 열강들에 의해서 주어졌다면, 비록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3.1운동은 우리 민족 스스로 일제에 맞서서 독립을 도모했던 몸부림이었습니다.

전남 통영에서는 기생들이 반지를 팔아서 독립운동에 나섰다는 새로운 역사자료가 공개되었습니다. 그들을 따라서 3천명의 군중들이 만세운동을 했다니, 당시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립선언서를 제창한 33인 가운데 기독교인이 15명, 그 가운데 감리교인이 7명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만큼 기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3.1절이 되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서 “기미년 3월1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3.1절 노래를 불렀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선창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세 번씩 외쳤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살만하다고 머리와 가슴에 품어야 할 역사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재물을 쫓느라 마음과 생각을 풍요롭게 하는 덕목들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이민생활이지만 3.1절을 보내면서 두고 온 조국을 위해서 기도하고, 우리들의 뿌리를 뒤새겨 봄으로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