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기도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가장 확실한 비결입니다. 하나님께서 실재(實在)하신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서 깨닫습니다. 자연만물을 보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솜씨를 느끼고 찬양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 밖에서 일어나는 경험이고 계시입니다. 반면에 기도는 우리들 안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고 확신하게 만듭니다.
기도에 대한 오해도 많습니다. 기도를 하나님의 힘을 빌어서 우리들의 소원을 이루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여기서 기도의 주체는 우리들입니다. 이때에 하나님은 단지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산신령(?)과 비슷합니다. 물론 처음에 예수님을 믿으면 누구나 내가 주체가 되어서 기도를 합니다. 무조건 달라고 조르는 갓난아이와 같은 신앙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살펴본 한나가 온전한 기도를 드린 대표적인 성경의 인물입니다. 한나는 아들을 주시면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서원기도를 드렸고 실제로 사무엘을 낳았습니다. 어떻게 얻은 아들입니까? 가진 설음을 겪은 끝에 기도해서 얻은 믿음의 아들입니다.
하지만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떼자마자 미련 없이 서원한 대로 하나님께 바칩니다. 그리고 사무엘상 2장에서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립니다. 하나님은 부하게도 하시고 가난하게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신다는 한나의 찬양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 고백입니다.
기도의 주체는 우리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셔야 합니다. 기도는 우리들의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에 그쳐도 안 됩니다. 그것은 반쪽짜리 기도입니다. 온전한 기도는, 한나가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쳤듯이 응답된 기도를 다시금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기도입니다.
예를 들면, 건강을 위해서 기도했고 응답을 받았다면, 건강한 몸을 갖고 하나님을 더욱 열심히 섬겨야합니다. 사업이나 직장을 놓고 기도해서 응답받았다면, 그것을 갖고 어떻게든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기도의 주체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나가면 기도 가운데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나 처럼 자유함 속에서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할 수 있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