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을 살면서 달팽이처럼 살아가는 인생이 있습니다. 달팽이와 같은 인생은 자꾸만 안으로 움츠려듭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을 당하면 몸을 숨기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끝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입니다. 또한 달팽이와 같은 인생은 자신을 겉껍질로 꼭꼭 싸매고 삽니다. 보는 이도 답답하지만 정작 힘든 것은 본인 자신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본 야베스 역시 달팽이와 같은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야베스는 성경에서 흔히 듣는 명칭이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야베스라는 히브리어는“고통(pain)”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인물은 이름이“야베스”입니다. 그것도 어머니가 그에게 그런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극심한 산고 끝에 야베스가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야베스는 이처럼 구사일생으로 태어났고 고통이라 뜻의 이름을 갖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10절에는“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는 야베스의 기도가 나옵니다. 추정컨대, 야베스는 어렵게 태어난 것 뿐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길도 환난과 근심에 쌓여있었던 것 같습니다. 야베스는 자신이 스스로 만든 달팽이 인생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달팽이 속에 던져진 저주받은 인생으로 태어났고 그런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인생은 그의 이름만큼이나 고통스러웠고 힘겨웠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때 야베스가 택한 것은 바로 하나님께 나와서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기도가 자신에게 드리운 인생의 장막, 고난과 저주의 장막을 거둬낼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인생의 달팽이 껍질이 벗겨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나와서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역시 좋으신 하나님께서 야베스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우리들 인생을 돌아보면, 장막처럼 자신을 꼼짝 못하도록 발을 묶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생의 달팽이집을 평생 지고 살아야 할 것 같은 굴레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거기에 멈추면 안 됩니다. 인생길을 가로막는 장막을 거둬내야 합니다. 그 비결이 바로 기도인 것을 오늘 야베스를 통해서 배웠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