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을 만남의 연속이라고 정의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 번째 만남은 부모님과의 만남입니다. 부모님과의 만남은 태어나면서 곧바로 시작되는 일종의 숙명적 만남입니다. 성장해 가면서 친구들을 만납니다. 특히 사춘기를 지나면서 어떤 친구를 만나는가에 따라서 인생관이 바뀔 만큼 친구와의 만남은 중요합니다. 친구의 만남과 더불어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다면 더 없는 축복입니다. 자신의 인생길을 올바로 제시하고 인도해줄 스승 또는 인생의 멘토를 갖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행복입니다. 부모님 다음으로 숙명적인 만남이 있다면 그것은 배우자와의 만남입니다. 평생을 함께 동반자로 살아갈 아내와 남편을 만나는 것은 그 어떤 만남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만남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길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이 한 가지 더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부모님과의 만남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맺어진 숙명적 만남이라면, 하나님과의 만남은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까지 이어지는 영생의 만남입니다. 부모님과의 만남을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하나님과의 만남은 우리의 선택사항입니다. 또한 하나님과의 만남은“거듭 태어남(born again)”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것이 새롭게 펼쳐지는 출발점입니다.
창세기 14장의 아브라함(당시는 아브람)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멜기세댁이라는 살렘왕이자 제사장을 만납니다. 오늘 본문은 물론 역사적인 자료를 살펴보아도 멜기세댁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인물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서 7장에서 예수님을 멜기세댁에 비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신 것처럼, 멜기세댁이 아브라함을 하나님께로 인도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브라함이 가는 곳마다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지만 자신이 부르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확실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멜기세댁과의 만남을 통해서 하나님을 “천지의 주재요 가장 높으신 여호와”라고 자신의 말로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을 찾아온 멜기세댁 왕은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봐도 틀림이 없습니다.
멜기세댁을 통해서 하나님을 확실히 알게 된 아브라함은 소돔왕을 향해서 더 이상 사람의 힘을 빌어서 부자가 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합니다(창14:23). 세상 속에서 사람이 아니라 천지의 주재요 가장 높으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하겠다는 선포인 셈입니다. 하나님을 확실히 만나고,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깨닫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기로 결심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담대한 선언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