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매우 빠르게 흘러감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이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두고 아쉬워하는 사람입니다. 이루지 못한 것을 두고 아쉬워합니다. 자신에게는 불행한 일만 닥쳤다고 운명을 두고 한탄합니다. 자신의 선택을 놓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지나온 시간을 두고 감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아쉬운 일도 많고 후회할 일도 많지만 그 속에서 감사할 일을 찾는 사람입니다. 모래 속에 금이 숨겨져 있듯이 우리의 삶이 모래알처럼 까칠하고 부석거려도 그 안에 감사라는 보석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서 헤아리고 귀하게 간직할 줄 아는 사람이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추수감사절을 맞으면서 우리 교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올 한 해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성도님들께서 한 마음으로 어려운 기간을 잘 견디셨습니다. 무엇보다 매 주일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수요예배에서는 소예언서 공부를 시작할 만큼 믿음이 자랐습니다. 지속적으로 성경공부도 진행되어서 이제 내년쯤에는 제자훈련을 시작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새벽기도회와 금요심야기도회를 통해서 교회가 기도로 세워짐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친 전도사님의 영적 지도하에 신앙이 자라고 있습니다. 청년부도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섬김으로 새벽이슬 같은 주님의 청년으로 훈련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를 은밀히 섬겨주시는 성도님들 덕분에 저는 한결 가볍게 목회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니 교회적으로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저 역시 서머나 교회에서 목회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서머나 식구들 각각의 삶을 돌아봅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가 가계가 밀려왔습니다. 모든 이민생활이 그렇듯이 하루 하루의 삶이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 가운데 무거운 마음으로 추수감사절을 맞고 계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힘을 내십시오. 거기서 멈춰계시면 과거를 두고 아쉬워하는 유형의 삶을 살게 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삶의 유형을 감사하는 삶으로 바꾸어야합니다. 삶 속에 숨겨진 감사의 제목들을 캐내고 그 안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과 은혜를 헤아려보는 것입니다. 어두운 곳을 보지 않고 밝은 곳을 보면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마음에 품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다음 한 주간은 감사할 일들만 생각해 봅시다. 하루에 수백 번이라도 하나님 앞에 감사의 고백을 해봅시다. 감사 속에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