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사랑, 소망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는 말이 꽤 많습니다. 그 가운데 믿음 사랑 소망은 기독교 신앙의 세 기둥이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의 신앙을 세워주는 토대입니다. 이를 두고 보른캄이라는 신학자는 “믿음 소망 사랑의 삼주덕(三主德)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진수”라고 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이 있을 때에 비로소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로 이루어진 신앙 공동체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바울은“믿음의 역사”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믿음에는 행함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입으로만 믿는다고 말하는 것은 반쪽믿음입니다. 믿음에 행함이 동반될 때 온전한 믿음이 됩니다. 또한 “믿음의 역사“라는 말 속에는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의미도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믿음의 역사를 이루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음으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과 연결되면 믿음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또한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예수님을 진실로 믿으면 사랑을 나누고 싶어집니다. 받은 사랑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랑을 나눠주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랑 역시 수고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사랑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희생과 섬김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의 수고입니다. 여기서 수고에 해당하는 헬라어는“코포스”입니다. 저는 이 단어를 외울 때 발음을 생각해서 “코피가 날 만큼 열심히 일하는 수고”라고 연상해서 외웠습니다. 한 평생 살면서 코피가 날 만큼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믿음과 사랑이 현재 우리들이 가져야할 신앙의 태도라면, 소망은 우리의 신앙을 저 멀리 미래까지 연장시켜줍니다. 오늘 본문 속에서 소망은 특별히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서를 쓸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기를 고대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지 불과 20여년 후에 기록된 말씀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힘겨워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소망에는 늘 인내가 필요합니다.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 – 데살로니가 교회는 이 세 가지를 마음에 품고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이것을 두고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칭찬했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새로운 처소에서 첫 예배를 드리는 뜻 깊은 날입니다. 우리들은 그동안 온전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힘든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이제 더욱 마음을 합해서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 그리고 소망의 인내가 넘치는 교회를 세워갑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