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잔이 넘치나이다

시편 23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즐겨 읽히는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편 23편 속에는 그에 걸맞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나타나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우리의 목자가 되십니다. 목자가 양들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듯이 우리들을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시고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십니다. 어디를 가든지 함께 하시고 막대기와 지팡이로 안위해주십니다. 목자 되신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명예를 걸고 우리들을 돌보십니다. 시편23편 속에서“자기 이름을 위하여”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나타내주는 말씀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 즉“헤세드”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헤세드라는 히브리어에는 여러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실되고 변함없는 사랑이라고 요약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성품과 역사들도 헤세드라는 한 단어로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요즘 수요예배에서 배웠듯이 요엘서 2장 18절에 표현된 “중심이 뜨거우신 하나님의 사랑”도 바로 헤세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하나님의 헤세드를 체험할 때입니다. 또한 신앙이 성숙해 진다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헤세드를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목자와 양의 관계로 하나님의 헤세드를 노래한 다윗은 5-6절에서 주인과 손님의 관계로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1-4절이 푸른 초장에서 뛰어노는 양들의 행복함이라면, 5-6절은 잔칫집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손님의 감사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잔칫상을 차려 놓으셨습니다. 그것도 원수의 목전에서 잔칫상을 차려놓으셨으니 얼마나 뿌듯하고 한편으로 통쾌하였겠습니까? 이것이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높이시는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 선으로 악을 갚아주시는 짜릿한 순간입니다.

기름을 머리에 부으셨습니다. 성경에서 기름을 붓는 것은 왕이나 제사장을 위임할 때 행했던 특별한 예식이었습니다. 기름 부음을 받는 것은‘구별됨’‘위임을 받음’‘축복’‘함께하심의 표시’등으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신약으로 오면 기름은 성령임재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잔이 넘치도록 부어주십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에게 특별히 임하는 은혜들입니다. 여기서 하늘나라 잔치의 주인공은 바로 다윗, 그리고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고 주님의 백성이 된 우리들 모두입니다. 할렐루야!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헤세드를 매일같이 경험하는 것입니다. 목자 되신 하나님을 따라가고 그 안에서 보호받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들을 축제의 자리로 초대하십니다.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집으로 우리를 초대하셔서 그곳에서 잔칫상을 베풀어 주시고, 머리에 기름을 부어주시고, 잔이 넘치게 축복해 주십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들과 언제나 함께 하십니다. 오늘 주일예배에 오신 여러분들 모두에게 기름 부으심과 잔이 넘치는 은혜가 임하기를 바랍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