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2년여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 마음에 한 가지 증세(?)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어느 순간 마음이 가라앉는 것입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거칠고 험한 세상을 힘겹게 사는 우리 모두에게
때때로 조금씩 나타나는 징후들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의 마음 속에도
어두움의 그림자가 다가옵니다.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고
이런 저런 일들로 힘겨울 때
종종 찾아오는 불청객입니다.
2.
불연 듯 때로는 슬며시
마음 속에 불청객이 찾아오면
아내와 함께 동네 뒷산을 걷습니다.
요즘은 왕복 5마일을 걸을 때도 있습니다.
자꾸 걸으니 조금씩 더 멀리 걷게 되는군요.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을 바라보면서
심호흡을 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느낍니다.
어떤 때는
그 즉시 책상에 앉아서 하나님 말씀을 펼칩니다.
한 가지 책을 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습니다.
줄을 치면서…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면서…
말씀 속에 깃든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면서…
위로와 격려의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베드로전서를 읽었습니다.
5장 밖에 되지 않아서 쉽게
그렇지만 구절 구절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면서
읽고 묵상했습니다.
베드로전후서는 힘들 때 자주 읽는 말씀입니다.
역시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 안에서 안식해야 하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 안에서 살길을 찾아야 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3.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사도 베드로는
큰 괴로움을 주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불시험(painful trial)을 당해도 놀라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도리어 즐거워하고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 (벧전 4:13-14)
즐거워하고 기뻐할 이유는
말도 할 수 없는 시련과 환난이 닥쳐도
영광의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리어 예수님으로 인해서 욕을 받는 것이 복된 일입니다.
이처럼 신앙은 역설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말씀이 마음 한 가운데 능력으로 임했을 때
깨닫게 되는 신비입니다.
지난 주에도 소개했던 데이빗 제레마이어 목사님의 책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이 세상은 쾌락을 전면에 내세우고, 고통은 뒤에 숨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때로 고통이 전면에 드러나지만,
그 배후에는 항상 기쁨이 있다.
4.
하나님,
신앙의 여정을 걷는
서머나 식구들의 삶이 때로는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배후에 있는 기쁨을 찾고 누리게 하옵소서.
고난 가운데도 즐거워하고 기뻐할 수 있는
신앙의 신비, 능력, 역설을 몸으로 체험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목사 올림
(2009.11.19.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