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서 각 가정마다 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을 자주 방문할 수는 없습니다. 늘 바쁜 일로 쫓기는 이민생활가운데 목사를 가정으로 초대해서 예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목사가 적어도 새해에는 교우들의 가정을 방문해서 예배하고 축복해야 한다고 믿기에 매년 새해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서머나 식구들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목사가 심방 오는 것을 반기십니다. 아니 더 자주 오기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시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이처럼 목사를 편하게 여기시고 찾아가는 것을 언제든지 환영해주시니 그것 또한 저의 감사제목입니다.
올해는 새해 심방을 하면서 송구영신 예배 때 주신 말씀을 본문으로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예전에는 꼭 암송해야 할 말씀이나 시편 말씀 가운데서 제가 준비했었는데, 올해 새해 말씀 카드는 한국에 주문을 했고 미리 간추릴 시간이 없어서 은근히 어떤 말씀이 있을지 염려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정마다 주신 말씀을 함께 나누면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가정과 개인에게 잘 맞는 말씀을 주셨는지 저도 우리 성도님들도 함께 무릎을 치면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불경기가 계속되니 아무래도 가정의 경제를 위한 기도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 전도사님과 권사님들의 경우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70이 넘으신 권사님들은 더욱 건강하셔서 우리 교회가 부흥하고 기도의 제목이 이루어지는 것을 꼭 보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자녀들을 위한 기도도 빠질 수 없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기쁘고 감사할 때가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제가 영력이 특출해서 갑자기 병이 낫고 돈이 잘 벌리고 믿음이 쑥쑥 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도님들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할 때,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기도 가운데 저와 성도님들은 물론 온 교회가 하나됨을 체험합니다. 함께 눈을 감고 간절히 기도하는 그 순간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그곳이 천국입니다.
가정을 방문하면 주인 몰래 여기저기를 살핍니다. 어떤 변화가 있는지 목사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새로 들여온 가구가 있는지 좋은 옷이 걸려있는지에 눈이 가는 것이 아닙니다. 혹시 제가 기도해 드릴 무엇이 있는지 집안을 살피고, 사진틀을 들여다보고, 무엇보다 성도님의 마음을 살핍니다. 가정마다 새록새록 기도제목이 생겨납니다. 그 제목을 놓고 한 해 동안 기도해 드리는 것이 저의 특권이자 하나님과 교회가 저에게 주신 숙제입니다. 이 모든 일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고 일이 밀려도 심방을 하고 난 뒤에 임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식구요 사랑의 띠로 엮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임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하나님께서 서머나 식구들을 눈동자처럼 지켜보시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주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우리 모두를 안위하시길 기도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