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용 주보에 “우울증을 극복하려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어느 때부터인지 우울증(depression)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우울증을 앓고 있던 유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경우는 아니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씩 우울증 증세를 경험한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우리가 삶 속에서 겪는“우울함”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동안 살펴보았던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는 순간들(외로움, 두려움과 절망, 관계의 단절과 소외, 상실감)은 자칫 잘못하면 우울함으로 빠질 수 있는 길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길목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하면 새로운 차원의 삶이 시작됩니다. 반대로 그 순간에 하나님의 손길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문제 속으로 들어간다면 우울증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가장 많이 체험한 사람이 있다면‘다윗“일 겁니다. 다윗은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장차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기름부음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을 물리치는 큰 공적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다윗에게 찾아온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이었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달려듭니다. 다윗은 광야로 피신했습니다. 다윗에게 광야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절망이 밀려오는 곳이었습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그때 다윗은 하나님의 도우심과 섭리 가운데 광야의 어려움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던 사울 왕에 이어서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하지만 다윗에게 어려움은 계속해서 닥쳐옵니다. 부하의 아내인 밧세바를 범하는 사건을 기점으로 그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웁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는 상실감, 친아들이 쿠데타를 일으켜서 밤중에 도피해야 하는 관계의 상실과 소외를 다윗이 경험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윗왕이야 말로 우울증에 빠질법한 위기의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구약성경 시편에 처절한 한평생을 살았던 다윗의 삶과 심정이 매우 솔직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절규합니다. 자신이 지은 죄를 놓고 애통하며 회개합니다. 침상이 젖을 만큼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원수들 앞에서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합니다. 피골이 상접하는 육체의 고통도 경험합니다. 그런데 이런 인생의 위기와 고통은 다윗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위로를 체험하는 길목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다윗을 향해서“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한 다윗은 시편 30편 11-12절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슬픔이 춤이 되게 하시고 기쁨이 되게 하셨다고 선포합니다. 자신에게 임한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감사합니다. 우울증에 걸릴법한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한 다윗이지만, 그는 그 어려운 길목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체험했습니다. 그때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절망이 변하여 감사가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제시한 우울증을 극복하는 비결 여섯 가지 가운데 두 가지가 “노래하라. 음악을 즐기라”“하나님께 찬양하고 감사하라”입니다.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쁨의 찬송과 감사”임을 기억합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