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속에 간직된 교회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다녔던 고향교회입니다. 언덕배기에 교회가 있었습니다. 십자가가 높이 세워져 있어서, 한간에서는 십자가 꼭대기에 설치된 피뢰침 때문에 온 동네에 낙뢰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교회 마당에는 우물이 있었습니다. 우물 옆에는 종탑이 있었는데, 주일아침이 되면 종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리스도인들은 아니었지만, 교회의 종소리를 두고 불평하거나 시끄럽다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근방에 교회가 하나뿐이어서 산을 넘어서 교회에 오시는 성도님들도 계셨습니다. 그 교회가 감리교회였기에 저는 선택의 자유도 없이 저절로 감리 교인이 될 수밖에 없었지요. 지금은 커다란 도시가 들어섰고 교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제 마음속에 영원한 고향처럼 교회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머나 교회의 목사로서 우리 성도님들은 우리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늘 궁금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수십 년을 한 교회만 지키신 성도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것이 우리 교회의 저력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새로운 예배처소로 이사 오면서 교회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그 이상임을 우리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국 교회를 빌려서 예배하는 불편함도 있고, 하루속히 아담한 예배처소를 얻는 것이 우리의 기도제목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함께 예배하고 교회를 세워나가는 성도님들임을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교회의 크기나 건물의 유무를 떠나서, 우리 성도님들께서 서머나 교회를 마음속의 고향으로, 신앙의 주춧돌로, 정겹고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있는 교회로 생각해 주시길 바라면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서머나 교회의 두 번째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일들을 모두 뒤로 하고 이제는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 앞에 세워주신 푯대를 향해서 앞으로 나갈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들이 교회의 기초를 어떻게 세우는가에 따라서 우리 교회의 미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토대를 깊고 넓게 만든 후에, 차근차근 교회를 세워나간다면 우리 교회는 홍수가 나도 무너지지 않는 반석위에 세워진 교회가 될 것입니다. 반면에 적당히 교회를 세우고, 그냥 지나쳐가는 이민교회 정도로 생각한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를 누구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우리 안에 십자가 복음이 살아있고 온 성도들이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귀하게 쓰실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저와 우리 모든 성도님들은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을 출발점에 서는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여러 가지 교회의 모델이 있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눈 사도행전 2장 42-47절의 초대교회 속에서 우리 교회가 나가야 할 목회와 사역의 방향을 찾고 싶습니다.: 1) 마음을 같이해서 모이는데 힘쓰는 교회, 2) 가르치고 배우는데 힘쓰는 교회, 3) 기쁨과 순전함으로 떡을 떼며 교제하는 가족 같은 교회, 4) 하나님을 찬송하고 예배하는 공동체로 우리 서머나 교회가 더욱 성숙해 가기를 바랍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교회에 오는 것이 기쁘고, 예배하는 것이 감사하고, 서머나 교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교회를 세우기 원합니다. 여기에 세상 사람들의 칭찬까지 곁들인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꿈을 꾸는 교회”라는 연속설교를 통해서 우리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뜨거워지고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교회를 세우기로 결단하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