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그동안 살펴본 두 번의 표적들은 모두 가나에서 일어났습니다.”가나“는 히브리어로“갈대마을”이란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대처럼 연약한 인간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말씀으로 신하의 아들을 고치신 표적들을 통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확실히 믿게 하셨습니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일곱 가지 표적 가운데 오늘은 세 번째 표적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요한복음이 강조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오신 하나님의 아들 메시야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나는 ..이다”(예:“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식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또한 요한복음의 예수님은 자신을 죽이려는 종교 지도자들과 당당하게 논쟁을 벌이십니다. 이처럼 요한복음 속의 예수님은 세상에 내려오신 하나님의 아들, 전능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유대교 지도자들과 자꾸만 부딪치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안식일 규정을 어기셨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안식일에 손이 마른 사람을 고쳐주셨고,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뜨게 해주시는 등 안식일에도 쉬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을 두고 유대교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율법을 어겼다고 비난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일을 하신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예수님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마12:8). 예수님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제정하셨으니 예수님은 안식일에 관한 율법을 지키실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는, 안식일이라도 죽어가는 사람이나 병든 사람을 살리는 일들은 해야 함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 얽매여서 사람을 살리는 일까지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산자의 하나님/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잘못 믿는 것입니다.

오늘 표적도 안식일에 일어났습니다. 두 번째로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예수님께서는 베데스다 연못을 찾아 가셨습니다. 그곳에 행각 다섯 개가 있었고 행각 아래 병자들이 연못물이 동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사가 내려와서 연못의 물이 동(動)할 때가 있는데, 그때 제일 먼저 연못에 들어가서 몸을 담그면 어떤 병이든지 낫는다는 전설처럼 전해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38년 동안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사람에게 다가가서 물으십니다.:“네가 낫고자 하느냐?”예수님은 이 병자가 오랫동안 병으로 고생한 것을 불쌍히 여기시고 진심에서 물어 본 것입니다. 그렇지만 병자는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물이 동해도 자신을 연못에 넣어 줄 사람이 없어서 병이 나을 수 없답니다. 자신의 병이 낫기를 바라지만 이 병자에게는 병이 나을 수 있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행각에 누워서 물이 동하기를 기다린다면 이 병자는 요행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절망 가운데 단지 그곳에 누워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명령하십니다:“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예수님의 말씀에 38년 된 병이 순식간에 나았습니다. 병자가 자리를 들고 걸어갑니다.

오늘 표적도 예수님께서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고, 어떤 병이든지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예수님을 믿기에 우리들 역시 말씀을 붙잡고 일어나 걸을 수 있습니다.아멘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