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교에서 말씀드린 대로, 앞으로 두 달여 매주 주보에 나오는 큐티 본문(첫 아침을 주님과 함께)가운데 하나를 갖고 주일설교를 하게 될 것입니다. 주중에 큐티를 꼬박꼬박하시면, 주일 설교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은혜를 받고 말씀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기회를 누리시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주보에 실린 본문을 갖고 각자 마음에 정하신대로 경건의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린 신앙은 심지가 견고해서 흔들리지 않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평강에서 평강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느덧 또 다시 팔월한가위가 되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와서 보름달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공부할 때 밤늦게 도서관에서 집에 올 때면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을 보면서 고향생각, 부모님생각, 그리고 달의 모양이 변해갈 때마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보름달이 왜 그리 빨리 뜨는지 그때도 달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절감했습니다. 혹자는 인생을 강물에 비유합니다. 흘러가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이 흘러가는 인생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흘러가는 강물위에 자신의 모습이나 업적을 각인시켜 놓고 싶어 합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 나중에는 깨닫게 되지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강물을 주관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몸을 맡기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전도서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분복(分福)을 누려야 합니다. 그것이 행복이요 축복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 가운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할 때 깨닫게 되는 하늘의 진리이기에 큐티가 그토록 중요합니다. 올 하반기 우리 모두 말씀과 기도에 진력합시다.
오늘 본문은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입니다. 골로새 교회는 바울의 제자인 에바브라가 세운 것으로 추정합니다(골1:7). 바울은 골로새 교회를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골로새 교회와 그곳의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교회는 기도로 세워집니다. 비록 우리 교회를 와보지 않았어도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들 역시 주님의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는 요즘 우리 세대의 기도와 차이가 있습니다. 바울의 기도 속에서 세상적이고 물질적인 간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에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의 신앙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 신앙이 모든 삶의 근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들은 우리들의 인생길과 하나님의 사역에 필요한 경우 부가적으로 채워지게 마련입니다. 여기서 기도의 우선순위가“신앙”에 있음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골로새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에 온 힘을 쏟게 하시고, 2) 범사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게 하시고, 3) 빛 가운데서 거룩한 성도로 부르심을 받고 기업을 얻은 것을 감사하게 하옵소서.
사도바울의 기도는 우리들이 따라야 할 중보기도의 모범입니다. 우리들 역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서 바울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집중된 기도를 통해서 신앙과 삶이 하나님께 드려지고, 그 안에서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성도의 삶을 누릴 수 있음을 꼭 기억합시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