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갈 것에 대한 미련

좋은 아침입니다.

1.

요즘은

우리 교인들 외에

다른 분들과 만나는 시간은 거의 없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혼자 있을 때

힘이 생기고 내적인 기쁨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야 힘이 생긴답니다.

저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그 시간에 대부분 하나님 말씀과 책을 읽습니다.

근래 몇 달은 논문과 씨름하면서 보냈구요.

그 일들을 하면서 괜히 혼자 기뻐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내성적인 사람이군요.

커다란 목회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우리 서머나 교회가 그저 좋습니다.

서로 아껴주는

가족 같은 교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바른 교회,

세상을 돕는

구제와 선교에 힘쓰는 교회만

우리의 분량 것 세워가길 소원할 뿐입니다.

수요 예배 전에

30분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드린 기도제목을 갖고

각자 알아서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기를 바라고

기도의 불꽃이 우리 안에 은은하게

그렇지만 깊이 타오르기를 기도합니다.

2.

미국의 중간 선거가 끝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이 참패했습니다.

신문에는 침울한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연일 보도됩니다.

우리가 사는 캘리포니아에는

30년 만에 다시 브라운 주지사가 당선됐습니다.

정치 없이는 세상이 돌아가지 못한다지만

정치만큼 부침이 심한 것도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입장과 퇴장은

인기와 권력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반면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인기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잘 봐줄 때 생깁니다.

철저하게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삶입니다.

권력은

반대로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지배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대부분 권력을 손에 넣으면 인기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권력을 얻기 위해서

진흙탕 싸움도 불사합니다.

구약 성경의 전도서에서는

이 모든 일들이 헛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헛되다는 히브리어 뜻에는

모든 일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별차이가 없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3.

엊그제 수요예배에서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공부했습니다.

영생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간단히 정리됩니다.

하나님 사랑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빼앗기지 않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시편기자처럼 아주 간절히/기쁨으로 고백하는 삶입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시편 18:1)

이웃 사랑은

강도 만난 사람을 돕는 것입니다.

실제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들 역시 도움을 실천할 때 다른 이의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영생의 삶을 조금이라도 살아낸다면

천국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울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나갈 것에 미련을 두고 살면

이 다음 하늘 나라에 갔을 때

하나님 뵐 면목이 없을 것입니다.

올 해도 이제 두 달 남았습니다.

두 달 훌쩍 지나갈 것입니다.

지난 열 달도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삶을 중간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 저녁에

책상(식탁)앞에 앉아서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봅시다.

흰 종이를 꺼내놓고

지나갈 것 vs. 영원할 것

을 차례로 써 내려가 보십시오.

그리고 남은 올해의 두 달은

영원한 것에 올인하기로 결단해 보십시오.

전도서 기자의 말씀을 마음에 곱씹으면서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무엇이랴!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이제 나는 알았다.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은 언제나 한결같다.

거기에다가는 보탤 수도 없고 뺄 수도 없다.

하나님이 이렇게 하시니

사람은 그를 두려워할 뿐이다. (전도서 3:12-14, 표준새번역)

하나님,

우리 서머나 성도님들이

영생의 삶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샬롬

하목사 올림

(2010.11.4 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