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맞으며

“올 해의 마지막 달을 살고 있습니다. 한 해가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는지요! 우리말로 나이가 드는 것을 두고 “나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먹는 것으로 비유한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음식을 먹어 치우듯이 지나간 시간은 사라집니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에 유익이 되고 삶 속에 열매로 남습니다. 시간도 먹으면 (나이를 먹듯이) 그것이 우리 삶에 귀한 열매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나쁜 음식을 먹으면 도리어 몸에 해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옳게 사용되지 않은 시간은 우리의 삶과 인생길에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이를 먹는 것이나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시간을 잘 선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무척 부끄럽고 창피할 것입니다. [중략] 2010년 한 해 동안 336일을 먹고 이제 29일이 우리 앞에 남겨져 있습니다. 남겨진 날들 하루하루, 믿음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웃을 섬기면서 살아봅시다.“

위의 글은 지난 목요일에 보낸 이-메일 서신 가운데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저 역시 목요일에 메일을 보내고, 올 한 해를 알차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헛되게 보낸다 싶으면 얼른 정신을 차립니다. 그동안 보낸 시간이 과연 하나님 앞에 기쁘게 드려졌는지 돌아보고, 제가 보낸(먹은) 시간이 어떤 열매로 나타날지 겸허하게 기다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 인생 통장에 365일을 꼬박꼬박 넣어주시는데 연말연시가 되어야 시간의 귀중함을 깨닫게 되니 신실하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만, 그래도 남은 한 달여 열심히 살기로 결심해 봅니다.

저는 올 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큐티를 강조했습니다. 주보에 있는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그대로 따라 사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저와 함께 교회를 세우고 신앙생활을 하시는 서머나 성도님들께 하나님의 말씀을 옳게 전하고, 말씀의 은혜를 체험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관심입니다. 아침에 하나님 말씀을 읽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을 때 저는 춤을 출 듯이 기쁩니다. 송이꿀보다 달고, 살아있는 하나님 말씀의 은혜와 능력이 서머나 식구들에게 임하기를 뒷전에서 정말 애절하게 기도합니다.

이제 2010년은 한 달도 남지 않았고, 다시는 2010년이라는 시계추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남은 한 달여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말씀 붙잡고 사시기 바랍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큐티하시고, 성경말씀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셔도,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을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받고 그 말씀을 곱씹으면서 하루하루 사시길 바랍니다. 하나님 말씀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소망이 됨을 분명히 체험하실 겁니다. 둘째는 기도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도입니다. 기도가 살 길입니다. 기도는 하늘과 땅을 잇는 신비로운 능력입니다. 장소가 허락한다면 연말연시에 특별기도회를 가지면서 우리의 신앙과 삶을 하나님께로 맞추고 싶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에 각자의 골방에서 은밀하게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은밀한 중에 들으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은밀하게 여러분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덧붙인다면, 사랑이 그립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수요예배에서 배운 말씀을 마음에 품고 말입니다:“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