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오늘이 음력 설날 입니다.
미국에 있으면
설날 기분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날씨마저 한국의 겨울처럼 춥지 않아서
한국에 있을 때의 설 기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 점심때
중국 음식점에 갔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종업원들이
우리를 중국사람으로 생각했는지
“해피 뉴 이어”라고 인사했습니다.
미국 분들 가운데서도
우리가 음력을 세는지,
양력을 세는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양(중국)사람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누리는
또 다른 혜택(?) 같습니다.
2.
이처럼 우리들은
신정과 구정 –
새해를 두 번 맞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설날에서 “설”이라는 말은
“새해의 처음”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네요.
어릴 적에는
신정과 구정을 맞는 것이 이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설을 두 번 맞이하는 것이 싫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정(설날)에 새해의 결심을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심삼일이라고
새해 초에 했던 결심들이 흐려질 때쯤 되면
꼭 음력 설을 맞이합니다.
그러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남은 1년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고 보니
설날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구약성경의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In the beginning)”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신약성경의 요한복음 1장 1절도
“태초에”라는 말씀으로 똑같이 시작됩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창세기의 시작,
태초에
말씀이 계셨는데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요한 복음의 시작이 맞물려 있는 셈입니다.
우리들에게도
“시작”이 꽤나 중요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새롭게 신앙을 가진 것을
“거듭남 (Born again)”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두고 “중생(衆生)”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저는 거듭남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펼쳐질 새로운 삶 (new life)을 강조해서
“신생(新生)”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합니다.
우리들은 예수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것은 매일같이 새롭게 펼쳐지는 경이로운 삶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고
내일도 오늘과 다른 새로운 날이기 때문입니다.
천지만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아침마다 우리에게 성실함으로 임하십니다.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이 크도소이다 (애가 3:23)
우리들 안에 새로운 삶을 주시고
선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결국에는 그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 (빌 1:6)
오늘도
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잠깐씩이라도
“새로움”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손길을 느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오늘도
서머나 식구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시든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새날을 힘차게 시작하게 하옵소서.
아침마다 새롭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성실과
결국에는 우리를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선한 일을
마음에 품고 새 날을 맞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올림
(2011.2.3 일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