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주 동안은 기도에 꼭 필요한 덕목들과 기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기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기도를 두고 자신의 바람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도의 지경은 넓습니다. 자신을 위한 기도로부터 하나님과 이웃을 위한 기도까지 기도의 지경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지난주에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간구”입니다. 기도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친밀하게 사귀는 시간입니다.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기도를 하나님과 나누는 친밀한 대화라고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도는 우리의 기도제목만을 하나님께 간구하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양방향 소통인 셈입니다. 또한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신비로운 체험입니다.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믿는 것입니다. 기도는 허공에 대고 외치는 하소연이나 자기 최면이 아닙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들 마음속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모시게 되고, 우리들 역시 살아계신 하나님 품속에 거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구약성경 열왕기하 19장의 히스기야 왕은 성전에 올라가서 당시의 강국인 앗시리아 왕이 보낸 선전포고문을 펼쳐놓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는 믿음은 물론 하나님께서 자기 앞에 펼쳐놓은 선전포고문을 읽을 수 있으시고 자신의 기도를 들으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여호와여 귀를 기울여 들으소서. 여호와여 눈을 떠서 보시옵소서. 산헤립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훼방하러 보낸 말을 들으시옵소서.”(왕하 19:16). 하나님을 향한 히스기야 왕의 믿음은 이처럼 실제적이었고 확실했습니다. 그에게 이정도로 확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죽을병에 들었지만 기도함으로 15년의 생명을 연장받기도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야고보서 말씀에서도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고 깨우쳐 줍니다. 여기서 믿음은 단지 우리가 기도한 것이 응답될 것이라는 자기 최면식의 믿음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또한 믿음에 반대되는 표현인 의심이라는 말도 반복해서 나옵니다. 의심 역시 우리가 기도한 내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염려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계신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한다면 그 기도가 응답되기가 힘이 듭니다. 오늘 본문 6절을 다음과 같이 읽을 수있습니다.:“오직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지 말라”(6절).이것이 올바른 기도의 첫 번째 덕목입니다.
본문에서는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을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는“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입니다. 바람이 불면 바닷물은 한 군데 있지 못하고 요동을 칩니다. 의심하는 마음은 이처럼 하나님께 마음을 고정시키지 않고 세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둘째로 의심을 “두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두 마음은 하나님의 존재 유무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려지는 믿음의 기도가 되기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기도에 응답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