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과 진정으로
야곱의 우물가에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만남은 점점 더 진지한 대화로 발전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대 청년이신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을 달라는 것으로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예수님의 깊은 뜻은 거기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생수의 복음을 소개하고 싶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낮에 물을 길러 나왔던 여인의 깊은 곳을 건드리십니다. “네 남편을 데려오라” – 이것은 사마리아 여인의 모든 삶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요, 꼭꼭 숨겨놓고 싶은 사연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으셔서 생수의 복음을 제시하신 것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을 향해서 선지자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과 여인의 대화는 예배로 넘어갑니다. 처음에 예수님께서 마실 물을 달라고 했고, 여인은 한 번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는 기적의 물을 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예수님이나 사마리아 여인이나 물에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에 여인이 제기한 예배의 문제를 놓고 예수님께서 진정한 예배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가르쳐주십니다.
당시의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림신 산에서 따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여인이 살고 있던 수가성은 구약의 전통적인 성지인 세겜 근처에 있었는데 그곳에 그림신산이 있었고 주전 400년경부터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 산에서 예배했습니다. 반면에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면서 예배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다윗과 솔로몬 시대 이후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한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세워지기 전부터 조상들이 세겜에서 예배했다면서 자신들이 정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예수님께서 진정한 예배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십니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예배에 대한 자세입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당연히 교회에 나오고 예배에 참석합니다. 예수님을 깊이 만난 사람이라면 예배가 감격스럽고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뿐만 아니라 삶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예배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사마리아 여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선지자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 자신이 갖고 있던 예배에 대한 궁금증을 예수님 앞에 풀어 놓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림신 산이나 예루살렘과 같은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예배드리는 장소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배의 대상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어디서 예배하든지 하나님께 예배하면 됩니다. 아무리 자신들이 정통이라고 말해도 예배의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으면 올바른 예배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배자의 마음가짐도 강조하십니다.“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신령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성령의 임재와 역사 가운데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영(spirit)이시기에 신령으로 예배해야합니다. 진정은 거짓 없는 진실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정직한 마음을 기뻐 받으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여인이 메시야가 오시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을 보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바로 자신이 메시야이심을 여인에게 드러내십니다. 여인은 물동이를 내려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메시야를 만났다고 자랑하고 전도합니다. 자신을 구원해 줄 메시야를 만난 여인은 이제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모든 상처와 아픔은 회복되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의 마음과 삶을 만져주신 예수님께서 오늘 예배 가운데 우리 모두에게 같은 은혜를 내려주실 믿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