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주 목요서신에
“거세개탁”이라는 어려운 제목을 달았다고
아내에게 꽤 면박을 받았습니다.ㅠㅠ
제가 생각해도 조금 그랬습니다.

오늘 아침 새벽기도회에서는
누가복음 17장을 읽었습니다.
그 가운데 17장 5-19절을
한 문단으로 읽으면서
믿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도들이 예수님께 나와서 간청했습니다(5절).:
우리에게 믿음을더하소서 (Increase our faith)

새해를 사는 우리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믿음을 더해 달라는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름 뜻도 “더하기”임) 사도들의 요청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아주 작은 것으로 축소시켜서 대답하십니다.

겨자씨와 같은 믿음입니다(6절).
그것도 겨우 겨자씨 한 알입니다.

여기까지 들은 사도들은 꽤 실망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너희에게 겨자씨한 알 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 더러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순종하였으리라.

If you had faith like a grain of mustard seed, you could say to thismulberry tree,
‘Be uprooted and planted in the sea,’ and it would obey you.(Luk 17:6 ESV)

뽕나무가 뿌리가 뽑히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이 바다에 심기는 것은
사람들의 지식과 상식을 초월한 사건입니다.

그러고 보니 믿음은 말 그대로 신비입니다.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을 갖고도
우리의 존재, 생각, 마음씀씀이를 뛰어넘는
신비로운 사건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뽕나무가 우리에게 순종한다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이번에는
말씀의 주제를 살짝 바꾸십니다(twist).

어떤 종이 일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7-10절)
그렇다고 주인이 종을 위해서 상을 차려주지 않습니다.
종은 주인을 위해서 상을 차리고 수종 들어야 합니다.
종이 그 일을 했다고 주인이 감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종은 믿음을 가진 우리를
주인은 하나님을 뜻할 것입니다.

종인 우리가
주인 되신 하나님 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믿음을 가졌다고
주인 되신 하나님께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종의 신분을 망각한 행동입니다.

겨자씨만한 믿음으로
뽕나무를 뽑아서 바다에 심고
그 일을 통해서 자신이 높아지려고 한다면
그것은 결코 올바른 믿음이 아닙니다.

온전한 믿음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마6:33)는 말씀이
여기에 와 닿습니다.

믿음을 갖고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기 원합니다.

3.
이어서
지난 번에 설교했던 열명의 문둥병자 사건을 소개합니다 (11-19절)
열 명의 문둥병자(한센씨병을 앓는 사람들)가 고침을 받았는데
예수님을 찾아와서 감사한 사람은 한 명,
그것도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께 나와서 감사하는 것입니다.
감사가 없다면 믿음의 사람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예수님께서 그 한 명의 문둥병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가라 네 믿음이너를 구원하였느니라 (17:19)
Rise and go your way; your faith has made you well.(Luk 17:19 ESV)

믿음의 끝은 결국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헬라어 직역은 “너의 믿음이 이미 너를 구원했다/your faith has saved you”)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
겨자씨 만한 믿음부터
순종하고 감사하는 그래서 생명에 이르는 믿음까지
차례로 더하고 계십니다.

새해가 야금야금 지나갑니다.
우리들도 누가복음 속의 사도들처럼
매일같이 기도하며 살기 원합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 마음과 삶 속에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을 주옵소서.
살아있는 믿음을 심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3.1.10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