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신교회들이 함께 지키는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종교개혁은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말틴 루터가 당시 교회와 사제들의 잘못된 관행을 고발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부르그 성당 앞에 게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가톨릭교회는 성 베드로 성당의 건축비와 은행 빚을 갚기 위해서 신자들에게 면죄부를 팔았습니다. 면죄부를 사면 이미 죽어서 연옥(가톨릭에서 죽은 자들이 가서 대기하고 있는 장소라고 보는 곳)에 있던 영혼들이 쨍그랑하고 헌금이 험금통에 떨어짐과 동시에 천국으로 올라간다고 주장했습니다. 헌금을 걷기 위해서 만들어낸 방법인데, 멋모르던 백성들은 그 말을 믿고 조상들을 위로하기 위한 방편으로 너도나도 면죄부를 샀습니다.
이것을 본 수도사 말틴 루터는 마음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성경에도 없는 것을 갖고 교회가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성도들을 속이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대학 교수이기도 했던 말틴 루터는 이러한 교회의 그릇된 관행을 고발하고 학교 안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과 토론을 벌이고 싶어서 95개조 반박문을 성당 앞에 게시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리는 개신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말틴 루터 역시 자신의 처음 의도와 다르게 종교개혁의 선봉에 서게 됩니다.
종교 개혁자 말틴 루터가 발표한 3대 논문 가운데 하나가 “교회의 바벨론 포로됨”입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고 우상을 숭배하면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합니다. 당시의 강대국이었던 바벨론이 쳐들어와서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많은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니 세상왕의 지배를 받게 되고 세상에 포로가 된 것입니다.
말틴 루터 시절에 교회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기보다 교황과 종교 지도자들의 잇속과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행하는 성례전까지 순수성을 잃어버린 채 교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진정한 믿음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종교 개혁자 말틴 루터는 교회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혔다고 비유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믿는 백성이 하나님 안에 거하지 않고 자신을 내세우거나 세상을 쫓았을 때 자신들도 모르게 세상에 포로가 됩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잡혀가서 포로생활을 했듯이 세상에 끌려가서 세상방식을 강요받습니다. 진정한 자유가 없습니다. 억압과 억눌림으로 괴롭습니다.
누가복음 4장 말씀은 메시야로서 사역을 시작하신 예수님의 첫 번째 가르침입니다. 구약의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메시야에 대한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복음은 무엇엔가 포로된 사람들을 자유케합니다. 눈이 멀어서 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줍니다. 억압받는 사람들도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임하면 자유를 회복할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복음은 은혜의 선포입니다.
종교 개혁주일을 맞아서 우리들도 행여나 억압받고 무엇엔가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기 원합니다. 죄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세상에서 각자 지고 가는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말틴 루터의 말 대로 복음 아닌 다른 것들에 포로가 되어 있다면 거기서 헤어 나와야 합니다. 우리들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도 복음이 임하면 진정한 자유가 임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와 세상을 자유케하기 때문입니다. 새장의 문이 열리면서 갇혀 있던 새가 창공을 향해서 날아오르는 것처럼 우리들도 복음 안에서 날아오르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