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베드로 (3) : 믿음이 작은 자여

동생 안드레를 통해서 예수님을 소개받은 베드로는 시몬에서 게바로 이름이 바뀔 것이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모른 채 여전히 어부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런 베드로를 다시 찾아오십니다. 그 날은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실의에 빠져서 그물을 씻고 있던 베드로는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던지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깊은 곳으로 배를 몰고 갔고 배가 물에 잠길 만큼 고기를 많이 잡았습니다.

깊은 곳 –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실패의 현장에 들어가길 원하셨습니다. 베드로의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실망과 실패를 고쳐주시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깊은 곳으로 배를 몰고 갈 때, 예수님도 베드로의 마음과 삶 깊은 곳으로 들어가셨을 것입니다. 게바로 만드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체험한 베드로는 배와 그물을 두고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시몬이 아니라 게바의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베드로를 비롯한 열두 명의 제자를 부르셔서 그들과 동고동락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귀신을 쫓아내시고, 병을 고치시고,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시는 모든 현장에 제자들이 동행했습니다. 베드로는 열두 명의 제자 가운데 첫 번째 제자로 여겨졌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는 예수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이 나옵니다. 엄청난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삼고 싶어 했습니다. 배고픈 시대에 먹을거리를 해결해 주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먼저 배를 태워서 호수 건너편으로 보내시고 자신은 산으로 가서 기도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에만 충실하시려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새벽 네 시쯤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십니다. 제자들은 유령이 나타난 줄 알고 기겁을 하며 놀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안심시키십니다. 그때 성격이 급한 베드로가 나섭니다. 자신도 물 위를 걷고 싶다는 것입니다. 오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물 위로 뛰어내립니다. 대단한 용기요 믿음입니다. 놀랍게도 베드로가 물 위를 걷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물 위를 걷던 베드로에게 바람이 불어 닥칩니다. 베드로 안에서도 두려움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순간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베드로가 물에 빠져듭니다. 예수님께서 물에 빠진 베드로를 붙잡아 올리시면서 그를 향해서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예수님을 보고 자신도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베드로의 믿음은 꽤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불자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믿음이 작아졌고 대신에 의심이 생겼습니다.

배와 고기를 두고 예수님을 따라나섰지만 베드로의 믿음은 아직 온전하지 않습니다.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을 보고 말씀에 의지해서 배에서 뛰어내렸지만 바람이 불어오자 의심과 두려움이 밀려오면서 물속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열두 명의 제자들 가운데 믿음으로 뛰어내려서 물 위를 걸은 사람은 베드로뿐입니다. 물속에 빠져들면서도 그는 예수님께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폭풍우가 치는 밤에 베드로는 예수님의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깊은 곳에서 다시금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로 자라갑니다. 예수님께서도 베드로를 주목하시고 그를 게바로 빚어 가십니다. 물 위를 걷는 베드로의 믿음을 배우기 원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의심이 아니라 끝까지 예수님을 바라보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한 주간 힘차게 살아갑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