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1.
교회 우체통을 확인해 보니
우리가 돕는 초록우산(소년소녀돕기)에서
두툼한 우편물이 도착했습니다.
두 달에 한번 소식지를 보내주는데
이번에 온 우편물은 유달리 두꺼웠습니다.
봉투를 뜯어보니
전도사님의 뒤를 이어서
초록우산에 연락을 맡고 계신 권사님께
코미디언 이홍렬씨의 <60초>라는 책이 배달되었습니다.
무심코 두 세 장 넘기자마자
왠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나옵니다.
코미디언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예전에 들어서 익숙한 원로 코미디언으로부터
요즘 한창 활동하는 사람들까지
세 페이지 이상 총망라되었습니다.
코미디언 회원록에서 가져온 이름 같습니다.
생소한 이름도 꽤 있습니다.
방송에 이름만 한번 제대로 올리지 못한 채
회원으로만 가입한 분들인 것 같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속으로 불러가면서
세어보니 708명입니다.
아마 제가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 준
코미디언들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홍렬씨는 이렇게 첫 번째 장(chapter)를 마무리합니다.
“하하, 이름만 봤는데도 즐거워지지 않는가?
나는 정말 간절히 내 이름 딱 석자 ‘이,홍,렬!”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그런 이름이고 싶다.
당신은 어떤 느낌을 주는 이름이었으면 하는가?
What’s your name?”
2.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전에 설교했던
초대교회의 순교자들이 생각났습니다.
처형대에 선 순교자는
“I am a Christian”이라고 답합니다.
이름이 뭐냐고 재차 물어도
“나는 그리스도인이다”라고 답합니다.
이름이 “그리스도인(Christian)”입니다.
마지막 순교의 순간에
그리스도인(Christian)으로 불리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여겼습니다.
참 멋진 장면입니다.
우리들이야 순교자들의 먼 발치에도 갈 수 없고
세상에서도 남달리 유명하지 않은
평범한 인생길을 걸어갑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인”이라 자부심을 갖고 살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온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고, 책임을 느끼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참되고 멋진 그리스도인들속에
묻어가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우리의 이름이
하늘나라 생명 책에 기록되어 있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감사한 하루가 되길 원합니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계 3:5)
The one who conquers will be clothed thus in white garments, and I will never blot his name out of the book of life. I will confess his name before my Father and before his angels. (Rev 3:5 ESV)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삶의 자리가 어떠하든지
그곳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4.7.31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