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가장 힘드실 때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했습니다. 죽기까지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큰소리치고 난 후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범한 잘못입니다. 베드로가 세 번째 예수님을 모른다고 말할 때 예수님께서 고개를 돌려서 베드로를 바라보셨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눈길을 느끼는 순간 닭이 웁니다. 베드로는 그제야 예수님 말씀을 깨닫고 밖으로 나가서 통곡합니다.
3년을 따라다니던 스승을 배신한 죄책감이 무척 컸는지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도 고향 갈릴리로 내려가서 다시 어부의 삶을 이어갑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무덤에 달려와서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예수님에 대한 죄송함과 자신의 믿음에 대한 자책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갈릴리 바다에서 동료 제자들과 함께 고기를 잡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찾아오십니다. 그 날도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는데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허탈한 베드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했을 베드로를 예수님께서 또 다시 찾아오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인간으로 계실 때의 몸과 다른 신비한 부활체(復活體)를 입으셨습니다. 벽을 뚫고 오실 만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으십니다. 함께 식사를 하다가 사라지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호숫가에 서 계셨지만 제자들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고기를 잡는 제자들에게 배의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말씀대로 하니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혔습니다.
말씀에 순종함으로 또다시 기적을 체험한 순간 요한이 예수님을 알아보고 “주님이시다”라고 소리칩니다. 주님이라는 말을 들은 베드로는 서둘러 겉옷을 입고 바다로 뛰어들어서 예수님께 헤엄쳐서 옵니다. 베드로의 마음에 예수님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깊이 드리워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죄책감과 자책하는 마음이 깊어서 갈릴리 어부로 돌아왔지만 그의 마음은 늘 예수님을 향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준비해 주신 아침을 먹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이라고 요한이 전하고 있습니다(요21:14). 예수님께서 모닥불을 짚여 놓으셨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두 번째 부인할 때도 차가운 새벽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모닥불을 쬐고 있을 때였는데,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모닥불을 피우시고 제자들에게 친히 아침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베드로에게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아침식사를 마쳤을 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연거푸 물으십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하던 것과 대조되는 장면입니다. “내 양을 먹이라”고 베드로에게 목양의 사명을 위임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상한 마음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간 베드로에게 사랑을 안고 찾아가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예수님의 말씀은 베드로 마음 깊은 곳에 임했습니다. 예수님의 찾아오심과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의 확인은 베드로의 상처와 죄책감을 치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이 게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임할 줄 믿습니다. 날마다 우리들 삶의 현장에 찾아오시는 사랑의 주님과 다음 한 주간 동행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