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6)

사순절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사순절에 해당하는 영어 <렌트, Lent>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순절을 지나치게 금욕하고 절제하는 어두침침한 느낌으로 묘사하곤 했습니다. 물론 사순절 기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행여나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부분이 있다면 회개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을 넘어서 부활을 준비하고 대망하는 기간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근사하게 살기로 결단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절기입니다. 사순절 기간 동안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찾아가서 따뜻한 말 한마디 또한 작은 선행을 실천하시면 좋겠습니다.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가정의 총무, 감옥의 총무를 거쳐서 당시의 제국 이집트에 총리가 되는 펼쳐지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형들에 의해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갔는데 총리가 되었으니 고진감래(苦盡甘來)의 표본이 될 만합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듯이 요셉에 대한 말씀의 진정한 의미는 그의 성공에 있지 않습니다. 창세기 본문은 요셉이 총리가 된 것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삶이 형통했다고 말합니다.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가서 보디발 집의 노예로 있을 때도 형통했습니다. 그의 인생 최악의 순간일 수 있는 감옥에서 죄수로 살 때도 형통했습니다. 요셉에게 있어서 성공 또는 형통함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이었지, 이집트의 총리가 된 것만이 성공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요셉은 형통한 삶을 살았습니다.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된 이후에도 그의 삶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30년 동안 믿고 있던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이집트 총리로서의 생활방식이 부딪쳤습니다. 이집트 태양신 또는 왕의 형상이 새겨진 반지를 껴야했습니다. 이집트 귀족들이 입는 옷에도 태양신의 문양이 들어가 있었을 것입니다. 왕이 타는 수례를 내주었지만 거기도 이집트 신들의 형상이 새겨져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요셉이지만 사방에 이방신들의 우상들이 있고 바로는 물론 태양신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버지 야곱이 지어준 이름 요셉도 “사브낫바네아”라는 이집트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요셉이 이집트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청지기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름이 바뀌는 것은 그가 완전히 이집트 사람이 되었다는 표시입니다. 바로왕은 요셉을 이집트의 제사장 딸과 결혼시킵니다.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하고 지위가 높은 제사장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요셉은 바로왕에 의해서 이집트사람으로 변해갑니다.

요셉은 두 명의 아들을 낳습니다. 첫째의 이름을 ‘하나님께서 모든 고난과 아버지집의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는 뜻의 므낫세로, 둘째는 ‘하나님께서 수고한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는 뜻의 에브라임입니다. 요셉이 이름도 바뀌고 이집트 여인과 결혼하면서 세상 속에 완전히 동화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 아들의 이름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했습니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아들의 이름에 새겨둔 것이 인상 깊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