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올겨울에 엘니뇨 현상으로 비가 많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제 건기의 막바지에 다다르니
온 세상이 황금빛으로 변했습니다.
교회 앞 작은 화단에도
권사님께서 유도화 묘목을 열개 남짓 심으셨는데
한 개만 남고 여름 내내 모두 말라서 죽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건만 태부족입니다.
아침마다 꽃들과 나무들이
물을 달라고 고개를 쑥- 내밀고 있는 듯해서 미안하지만
얼른 우기가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2.
거의 반년 가까이 비가 오지 않는 것이
우리 지역의 특성인데
가만히 지켜보니
예쁜 꽃나무들이 가뭄에 가장 약합니다.
잡초들은 꿋꿋하게 견뎌냅니다.
예상외로 가뭄을 잘 견디는 것들은
길가의 큰 나무들입니다.
집채만 한 나무들이
파란 잎사귀를 그대로 간직한 채 위용을 자랑합니다.
높이 솟은 종려나무들도
꼭대기까지 어떻게 수분을 공급하는 지
기운은 없어 보여도 여름 내내 잘 견디고 있습니다.
아마도
뿌리를 깊이 내려서
땅 속 물기운을 빨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커다란 덩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3.
가뭄을 견뎌내는 큰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의 신앙과 삶을 생각했습니다.
에베소서 3장에서 배웠던
바울의 기도도 생각났습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엡3:17)
so that Christ may dwell in your hearts through faith—that you, being rooted and grounded in love (Eph 3:17)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들이 꿋꿋하게 가뭄을 견디듯이
뿌리를 깊이 내린 신앙과 삶은 어떤 어려움도 잘 견뎌낼 것입니다.
특히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가운데
뿌리를 깊이 내리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면
모든 것을 덮을 수 있고, 견딜 수 있고,
예수님과 더불어 독수리처럼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사랑과 더불어
진리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굳게 잡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우리가 믿는 예수님과 그 말씀이 진리입니다.
9월과 더불어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랑과 진리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남은 한 해를 은혜로 마무리하기 원합니다.
터를 넓게 그리고 깊이 잡고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는 신앙과 삶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요한2서 1장 3절)
Grace, mercy, and peace will be with us, from God the Father and from Jesus Christ the Father’s Son, in truth and love. (2John 1:3)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의 신앙과 삶이
넓게 터를 잡고 깊이 뿌리를 내려서
예수님을 닮기까지 높이 자라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5.9.3 이-메일 목회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