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영웅들 1: 오바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습니다. 모든 일의 결과에는 시작이 있고, 그 시작이 이어져서 마침내 그 일이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천리 길을 모두 걷고 난 다음에는 첫번째 발걸음이 잊혀집니다. 이것이 세상의 순리인 것을 구약성경 전도서가 알려줍니다. 어떤 마을에 강력한 군사가 쳐들어왔을 때, 그 마을에 사는 가난한 지혜자가 마을을 구했습니다. 적들이 물러간 후에 마을의 숨겨진 영웅인 가난한 지혜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전 9:15).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주연들이 주목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주인공의 말과 행동에 커다란 관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주인공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조연을 떠나서 엑스트라로 영화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훌륭한 영화가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이들 역시 숨겨진 인물들입니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도 숨겨진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첫번째 발걸음을 띠게 한 인물일 수도 있고, 주인공에 가려서 드러나지 않지만 성경 속에서 꼭 필요한 인물들입니다. 지나치기 쉬운 인물들입니다. 저는 그런 인물들을 ‘숨은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달 동안 성경 속에 있는 숨은 영웅들의 삶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어떤 인물들은 비교적 유명해서 낯익은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자세하게 살펴보려는 것입니다. 어떤 인물들은 말 그대로 숨겨져서 기억조차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하나님의 일이 진행되고,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속 설교에서는 이들을 영웅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숨겨진 영웅은 오바댜입니다. 오바댜는 “주님의 종”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엘리야 시대에 왕궁에서 고위 관리가 되었습니다. 바알신을 섬기고 하나님을 믿는 선지자들을 박해했던 아합왕과 이세벨 왕비 밑에서 국가의 살림을 책임지는 고위관리에 올랐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성경은 그를 두고 “이 오바댜는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라”(왕상18:3)고 부릅니다. “지극히”라는 표현으로 보아서 오바댜는 하나님을 매우 열심히 믿고,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인물입니다. 한 예로 아합이 선지자들을 죽일 때, 100명을 50명씩 둘로 나눠서 숨겨주었습니다. 오바댜 시대에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오바댜가 아합왕과 함께 물을 찾으러 나갔다가 엘리야를 만납니다. 엘리야는 오바댜에게 아합왕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오바댜로서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 들통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오바댜는 아합에게 가서 엘리야의 말을 전합니다. 이처럼 오바댜는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을 위해서 일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 450명과 대결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주님의 선지자 백명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오바댜야말로 숨겨진 영웅입니다. 이때만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를 아합 왕궁에 고위 관리로 세우셨을 것입니다. 그 이후로 오바댜의 이름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드러내놓고 하나님을 따르는 것도 귀한 일이지만, 은밀하게 하나님의 일에 쓰임 받는 것도 귀한 일임을 오바댜를 통해서 배웁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