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에

올해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을 맞습니다. 396년 전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메이플라워를 타고 102명의 청교도가 신대륙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도 보스턴 근교 플리머스에 가면 메이플라워호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이들이 첫 번째로 밟았다는 바위가 기념물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청교도들이 66일간의 항해 끝에 신대륙에 도착했지만, 미국 동부의 혹독한 추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겨울을 나면서 절반이 죽고 봄을 맞았지만 살아남은 50여 명도 신대륙에 정착하는 것이 막막했습니다. 그때 원주민들과 그들의 추장이 씨를 뿌리는 방법부터 가축을 키우는 비결까지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원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청교도들은 신대륙에서 첫 번째 추수한 그해 가을, 원주민들을 초대해서 감사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의 유래입니다.

 

그 이후 해마다 추수감사절을 지켜오다가, 1863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11월 셋째 주 목요일을 국가 공휴일로 제정하였습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온 가족이 모이고, 원래의 습관대로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만찬과 사귐을 갖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추석과 매우 흡사합니다. 올 추수감사절에도 4천만 이상이 이동한다니 미국 최대의 휴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요즘은 상술이 발달해서 추수감사절이 쇼핑하는 절기로 전락한 느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수감사절 이튿날 새벽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하더니 요즘은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추수감사절의 원래 정신이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추수감사절에는 변함없이 깊은 감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낯선 땅 신대륙에 도착해서 1년을 살아남은 청교도들의 진심 어린 감사입니다. 우리도 미국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수십 년 전에 오셔서 정착한 어르신들부터 갓 미국에 오신 식구들까지 우리는 모두 조국을 떠나서 미국에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살아갑니다. 우리의 삶도 녹록지 않습니다. 당장 올 한 해를 돌아봐도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는 고백이 절로 나옵니다. 어느 한 가지 쉬운 일이 없었고, 곳곳에 돌부리가 있어서 걸려 넘어졌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셨고, 일으켜 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줄 믿고 추수감사절을 맞이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찬양대를 중심으로 참빛 식구들 모두 음악 예배로 주님께 드립니다. 하나님께 마음껏 감사하고, 한마음으로 주님의 이름을 마음껏 찬양하기 원합니다. 할렐루야!-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