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물처럼 흘러갑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여서 어느 한 지점에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빠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자라가는 신앙이어야 합니다. 과거의 신앙 이력이 좋다고 해서 현재도 똑같이 좋으란 법이 없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더 불확실합니다. 따라서 인생이나 신앙의 여정을 지나면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앞을 향해서 나갈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선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바울도 빌립보서에서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고 권면했습니다. 확정된 것이 없는 여정임을 강조한 말씀입니다. 빌립보 교회를 어지럽혔던 유대인들은 몸에 받은 할례를 두고 자신들만 하나님 백성이며 그 자체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교만입니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사도 바울은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으로 할례는 물론 율법까지 완벽히 지킨 탁월한 유대인이었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습니다. 예수님을 아는 것이 가장 고상하고 귀한 것임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자신의 인생과 신앙을 두고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일에 사로잡힌 것입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예수님께 잡힌 바 된 그것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부르셨다는 확신일 것입니다.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신 자신의 소명의식을 잊지 않고 하늘의 상을 받을 때까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바울은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았습니다. 현재에 머물지도 않고 푯대를 향해서 앞으로 나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걷는 길을 달리기 경주에 비유했습니다. 달리기에서 모든 선수는 마지막 결승점을 향해서 힘차게 달려갑니다. 중간에 멈출 수 없습니다. 뒤를 돌아보는 것도 시간 낭비입니다. 끝까지 달려간 선수만이 준비된 면류관을 머리에 쓸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신앙 여정을 경주에 비유하면서 과거에 도취되거나 현재에 머물지 않고 달려갈 길을 다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도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의 길을 걸어갑니다. 달음박질하는 선수처럼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을 있는 힘을 다해서 완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앞에 세워 두신 푯대(goal)를 향해서 달려가는 인생길입니다. 그 푯대는 바로 우리가 닮아야 할 예수 그리스도일 것입니다.
바울과 마찬가지로 이전 것에 미련을 갖거나 과거의 업적에 도취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이전 것은 거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 하나님 앞에서 돌을 하나 세워두고, 가장 고상한 지식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품고 앞으로 달려 가야 합니다. 그리스도께 사로잡힌 자로서 우리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해서 하루하루 달려가기 원합니다. 그 길에서 함께하시고, 갈 길을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