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식물들 (4): 로뎀나무

성경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통쾌한 말씀 가운데 하나가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450명과 대결하는 장면입니다. 엘리야 시대의 북이스라엘은 아합왕과 바알신을 섬기는 시돈 출신 이세벨 왕비가 통치했습니다. 아합왕은 왕비 이세벨의 영향을 받아서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것을 핍박하고, 대신 바알 종교를 수입해서 널리 퍼뜨렸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떠나서 바알을 섬긴 아합왕을 “그 이전의 이스라엘 모든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더라”(왕상 16:33)고 평가했습니다.

 

그 시대에 활동한 선지자가 엘리야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속되는 가뭄 속에서 까마귀를 통해서 엘리야를 먹이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엘리야가 아합왕을 찾아가서 바알 선지자들과의 대결을 요청합니다. 엘리야는 혼자였고 450명의 바알 선지자들이 모였습니다. 제단에 쌓아놓은 제물에 불을 내리는 신이 진짜라는 것입니다. 바알 선지자들이 한나절 동안 춤을 추면서 자신들의 신을 불렀지만, 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엘리야의 차례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응답하셨습니다. 가뭄도 그치게 하셨습니다. 엘리야는 바알 선지자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통쾌한 승리였습니다.

 

아합왕이 엘리야가 행한 모든 일과 그가 바알 선지자들을 칼로 죽인 것을 왕비 이세벨에게 고하니 이세벨이 화를 내면서 엘리야를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엘리야가 이스라엘 남쪽 끝에 있는 브엘세바까지 피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식물인 로뎀나무 아래 앉아 쉬면서 자신의 목숨을 가져가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엘리야가 그만큼 지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셔서 그를 어루만져 주시고 먹을 양식을 공급해 주십니다.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을 만났던 호렙산으로 가라고 말씀하시고, 그곳에서 엘리야의 마지막 사명을 알려주셨습니다. 아합 가문을 심판할 왕들과 엘리야 자신의 후계자로 엘리사를 세우라는 것입니다.

 

엘리야가 몸을 맡기고 쉬었던 로뎀나무는 팔레스타인 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덤불 나무입니다. 12피트(3.5미터)까지 자라고, 사막의 여행자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입니다. 가지로 빗자루를 만들 수 있어서 영어로 빗자루 나무(broom tree)라고 부릅니다. 성경에서는 로뎀나무가 연료가 쓰이거나 (시120:4), 뿌리를 양식으로 먹을 수 있다고(욥30:4) 소개합니다.

 

사막의 로뎀나무가 엘리야에게 쉼터가 되었습니다. 바알 선지자와의 대결에서 큰 승리를 거뒀지만, 왕비 이세벨의 경고에 위협을 느낀 엘리야가 다시금 하나님을 만난 장소입니다. 우리에게도 로뎀나무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강해도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셔서 어루만져 주시고 새 힘을 주시는 우리 인생의 로뎀나무를 인생길 곳곳에서 경험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