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일촌간장(一寸肝腸)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한 토막의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속이 타서 녹아 내릴 정도의 안타까움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일촌간장이 봄눈 슬듯한다”라는 속담은
걱정과 두려움이 극에 달해서
봄눈이 녹듯이 속이 녹아내린다는 뜻입니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습니다.
한 몸, 한 가족을 지탱하기도 어려운데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통제하기 힘든 사건이 외부에서 터지면
엉거주춤을 넘어 좌불안석입니다.
잠깐 잠깐 봄눈 슬듯하는 일촌간장의 심정도 경험합니다.
얼른 지나가길 바라며 기도하지만
악한 것들, 나쁜 것들은 왜 이리도 질긴지 모르겠습니다.
2.
성경을 읽다 보면
“두려워 말라”는 명령을 자주 만납니다.
하나님을 믿어도 두려움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성경이 기록된 시대에는
불확실한 것들,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비가 오지않는 가뭄, 강이나 바다가 넘치는 홍수와 해일,
툭하면 발생하는 전쟁,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전염병이 대표적입니다.
속수무책이었기에 전염병, 전쟁, 가뭄은
하나님께서 내리는 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이 닥치면 하나님께 나와서 온 백성이 잘못을 고하고 통회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우리 상황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웬만한 전염병은 예방하거나 거뜬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가뭄이나 전쟁도 인류가 의기투합하면 조절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따금 속수무책의 사건이 터지니
우리 안에 내재된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경우처럼
해결할 능력이 없고, 끝을 알 수 없으면 두려움이 배가됩니다.
일촌간장이 슬어지는 두려움일 수 있습니다.
3.
지난 주일설교에서
친구들이 지붕을 뚫고 중풍 병자를 달아 내렸을 때
“안심하라(용기를 내라,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음성을 기억합니다.
온몸이 마비된 채
지붕에서 내려온 중풍 병자를 보면서 느끼신
예수님의 일촌간장입니다.
우리는 두려움에 간장이 녹아 내리는데
예수님은 불쌍하고 절망적인 인간의 모습에 간장이 녹아 내리셨습니다.
단숨에 죄를 사해 주시고,
일어나 집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무겁고, 두려움이 밀려올수록
“안심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안타까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속으로 파고들기 원합니다.
중풍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온 친구들처럼
참빛 식구들이 힘을 합치고
두려움을 나눠 갖기 원합니다.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들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 (이사야 41:13)
For I, the LORD your God, hold your right hand; it is I who say to you,
“Fear not, I am the one who helps you.”(Isaiah 41:13)
하나님 아버지,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고
“안심하라” 말씀하실 예수님의 음성을 듣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0. 3.1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