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하나님 (8)

성령의 탄식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가리키는 단어 <라함>에는 어머니가 열 달 동안 아기를 품고 있는 아기집(자궁)이라는 뜻이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신약성경의 아가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헤세드>입니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가리킵니다. <라함>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긍휼(compassion)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애틋하게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삼위 하나님(성부, 성자, 성령)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 <라함>을 잘 알려주는 분이 바로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창조주 되신 성부 하나님은 사랑과 공의를 함께 보여주십니다. 성자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 모두를 사랑하셨습니다.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의 사랑이 성령 하나님 안에 통합되었습니다.

 

성령 하나님의 심정을 잘 표현한 단어가 오늘 본문 속에서 “탄식”에 해당하는 헬라어 <스테낙모스>입니다. 앞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이라는 수식어까지 있어서 우리를 향하신 성령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합니다. 실제로 힘이 없고 염려와 근심은 물론 두려움을 달고 삽니다. 몸과 마음만 약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도 연약합니다. 지난 세 시간에 걸쳐서 배운 성령의 열매를 맺기에 부족한 심성입니다.

 

하나님 뜻대로 드리는 기도는 우리 자신을 숨기고 하나님을 높이는 기도여야 하는데 우리 자신을 위한 간구가 기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기적이고 욕심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칫 우리 기도 대부분이 하늘나라에서 잡동사니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두려울 뿐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는 말씀이 마음 깊이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그때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십니다. 우리의 연약함, 망설임, 염려와 근심, 신앙의 방황까지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보혜사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게다가 성령은 하나님의 완전한 뜻을 알고 계시니 우리를 하나님께 인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26절).

 

성령의 탄식은 노아의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실 때 하나님의 마음과 연결됩니다. 사람들이 악한 길을 가는 것을 보고 슬퍼하고 후회하셨습니다. 노아의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셨지만, 하나님을 등지려는 인간의 속성은 변치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신 이유입니다. 우리 안에도 연약한 본성이 그대로 있지만, 보혜사 성령께서 하나님의 근심을 탄식으로 바꿔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십니다.

 

이처럼 삼위 하나님 가운데 보혜사 성령 속에 하나님의 사랑 <라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를 감싸주시고 우리를 위해서 탄식하며 기도하십니다. 복음성가 가사 대로 “따스한” 성령 하나님을 깊이 느끼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