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이 주를 보고
2020년 기도에 대한 말씀을 시편 77편을 통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시편 77편은 10절(“이것이 바로 나의 아픔입니다. 나의 약함입니다. 그런데 지존자의 오른손이 변화시켰습니다”)을 중심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었습니다.
전반부는 밤에도 손을 내리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치열하게 씨름한 시인의 기도였습니다. 좀처럼 응답되지 않아서 한숨이 나오고 힘이 빠졌지만, 끝까지 기도의 끈을 놓치 않았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드린 기도였습니다.
자신의 한계와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한 후반부는 하나님을 향한 찬양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전에는 힘겨웠던 일이 이제는 찬양과 감사로 변합니다. 깊은 은혜를 경험한 결과입니다. 그것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고 낮은 소리로 노래하면서 마음에 채웠습니다. 소리 없이 강한 시인의 모습을 닮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경이로움(wonders)을 고백합니다.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을 깊이 만나면 작은 것도 기적으로 변하게 마련입니다. “속량(redemption)”이라는 표현에 주목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값을 지불하시고 자신의 백성을 구하셨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대신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도 함께 묵상했습니다. 우리 역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우리와 세상을 구하고 속량하실 하나님의 손길을 기대했습니다.
기도는 피조물인 인간이 온 세상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을 우리 안에 가두려는 욕심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속으로 들어가는 경이로움입니다. 하나님을 우리 인생사에 초대하지만, 그것은 곧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하겠다는 다짐입니다. 별것 없는 우리 일상과 인생이 하나님 역사의 한 부분으로 승격되는 순간입니다. 그러니 기도를 통해서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대 시대에 인류를 위협하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다의 폭풍입니다. 폭풍이 불거나 해일이 닥치면 속수무책이어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고대사회에서 폭풍을 다스리는 신이 최고였습니다. 본문 속에서 물들이 하나님을 보고 두려워했다는 말씀은 시인이 고백했듯이 하나님이 최고라는 뜻입니다(16절). “깊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테홈>에는 당시 제국인 바빌론의 여신 티아맛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도 하나님께서 깊음을 제거하십니다. 회오리바람, 우렛소리, 번개와 땅이 흔들리는 지진 등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통제하시니 하나님께서 그 어떤 신보다 가장 위대하다고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주간 동안, 겸손하게 창조주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하기 원합니다. 모든 물들을 이기신 하나님이 최고이심을 고백하고, 기회가 닿는 대로 하나님의 크심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참빛 식구들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