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강절에 (1)

교회력에 따르면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강절로 오늘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대강절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기간이기에 네 번의 대강절 주일에 촛불을 하나씩 켜놓고 예배합니다. 우리도 마음속에 또는 가정에 촛불을 밝히면서 예수님을 기다리면 더욱 뜻깊은 대강절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대강절과 성탄절 말씀은 성서일과(lectionary)에 주어진 본문을 따라서 말씀을 준비해서 나눌 계획입니다. 오늘 함께 나눌 이사야서 64장 1-9절은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장면입니다.

 

70년 동안 바빌론에서 포로로 살았습니다. 비록 포로로 이방 땅에 살았지만,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잊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잘못된 신앙을 바로잡는 등 이스라엘에게 바빌론 포로 기간이 신앙을 다시 세우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국 바빌론이 페르시아와 고레스에 무너지면서 예루살렘에 돌아옵니다.

 

예루살렘에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을 다시 짓고 신앙 회복에 힘썼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예레미야의 예언이 성취되었기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빌론을 물리친 페르시아가 이스라엘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고향에 돌아온 감격이 사라지고, 하나님을 떠났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이 이처럼 다시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깁니다. 죄로 찌들은 이스라엘 안에 하나님께서 거하실 자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임재(presence)가 하나님 부재(absence)로 변했습니다.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도 없고,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 셔도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할 사람이 없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무관심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때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길 간구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에 임하시길 간청합니다. 불로 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강림에 산들이 진동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제국들도 하나님의 임재 앞에 벌벌 떨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신도 하나님처럼 임할 수 없습니다. 가장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깨어 있는 주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하나님께 나옵니다. 토기장이 하나님께 자신을 맡깁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긍휼히 여기시길 간청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구하는 회개입니다.

 

올해 대강절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맞이합니다. 흩어진 참빛 식구들 삶 속에 하나님의 임재를 구합니다. 하나님을 잊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세워지고 우리 안에 능력으로 임하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