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수요일에 마무리한
구약 성경 사무엘하 마지막 말씀(24장)은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사무엘하에서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마음을 일으켜서 인구조사를 했다고 말하고
같은 사건을 기록한 역대상 21장에서는
하나님이 아니라 사탄이 다윗에게 시켰다고 했습니다.
사탄이 시킨 것으로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가룟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서 예수님을 팔았듯이,
다윗 역시 사탄에 무너진 것입니다.
다윗은 인구조사를 통해서
자기 세력을 과시하고 싶었습니다.
숫자로 계산해 보고 싶었습니다.
인구 조사를 하는데 9개월 20일이 걸렸으니
다윗 왕국이 엄청나게 강해졌습니다.
당장 전쟁에 동원할 수 있는 용맹한 자가80만이었고,
그 가운데 50만은 다윗이 속한 유다 지파 병력이었습니다.
베들레헴 목동 다윗이
수많은 병력과 백성을 다스리는 이스라엘 왕이 되었으니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했을까요!
2.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인구 조사를 끝낸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잘못을 크게 뉘우칩니다: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종의 죄를 용서해 주소서 (삼하24:10)
다윗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자신의 공로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숫자로 정리해서 온 세상에 자기 이름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다윗은 곧바로 회개합니다. 큰 죄라고 고백합니다.
이 일로 인해서 이스라엘에 사흘 전염병이 임하고 무려 칠만 명이 죽었습니다.
다윗은 자기 잘못으로 백성들에게 화가 임한 것을 두고
차라리 자기와 자기 가족이 벌을 받았어야 한다고 한탄합니다.
안타까운 사건이 사무엘하 맨 뒤에 위치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윗이 아라우나라는 사람의 타작마당을 제 값(은 50세겔)에 사서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니 역병이 그칩니다.
다윗이 돈을 주고 산 타작마당이 훗날 솔로몬이 지은 성전터가 됩니다.
이곳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바친 모리아 산에 속한 지역이었습니다.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다윗의 인구조사는 나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3.
다윗뿐이 아닙니다.
우리도 숫자의 유혹에 걸려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주의 백성으로
다윗이 범한 인구 조사의 실수와 잘못을 늘 마음 한쪽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숫자를 갖고 자랑하고, 숫자에 얽매이고
때로는 숫자로 인해서 기가 죽을 수 있습니다.
숫자로 표현되는 디지털 세상이고
모든 것을 데이터가 말해주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니
숫자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신, 숫자에서
자랑, 교만, 얽매임, 열등의식, 집착 등과 같은 불순한 요소를 제거하고
숫자는 숫자로 대할 수 있는 대범함이 필요하겠습니다.
우리는 숫자를 넘어서 더 중요한 가치인
믿음, 은혜, 소망, 사랑, 생명을 붙잡고 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시편 37편 24절)
하나님,
오늘도 숫자가 판치는 세상을 살아가는 참빛 식구들을
주님의 손으로 꼭 붙들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3.17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