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따라
우리 교회는 매년 기도에 대한 말씀을 한 달여 나누면서, 각자의 신앙을 점검하고 다시 기도의 자리로 돌아오길 다짐합니다.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호흡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신앙 덕목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말씀을 읽으며 묵상하고, 기도로 호흡하며 살아가는 하나님 백성임이 틀림없습니다.
올해 기도에 대한 연속 설교는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본문으로 정했습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드리신 기도입니다. 겟세마네 기도에 죽음을 앞두신 고뇌, 그렇지만 결국 하나님 뜻을 따르신 순종이 잘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과 함께 우리가 따라야 할 기도의 모범입니다.
겟세마네 기도는 공관복음서로 불리는 마태, 마가, 누가복음에 모두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누가가 알려주는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본문으로 삼고 마태와 마가복음을 참고하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누가가 다른 두 복음서에서 빠진 부분까지 세심하게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예수님께서 “습관대로”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에 가셨음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오실 때마다 제자들과 더불어 감람산에 가신 것 같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약 3마일 떨어진 베다니 나사로 집에 가셔서 주무시기도 했지만, 감람산에 가셔서 기도하시고 제자들과 더불어 하나님 말씀을 나누셨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례(ritual)였습니다.
“습관대로”에서 습관에 해당하는 헬라어가 <에토스>입니다. 여기서 윤리를 가리키는 영어 <ethics>가 나왔습니다. 법이나 규칙에 따라 정해진 관습을 가리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서 습관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습관에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성품이 됩니다.
신앙에서 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습관대로 감람산에 가셨듯이, 어떤 장소나 상황이 신앙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일에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집에 기도처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 가면 기도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을 만나는 특별한 장소나 상황이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에 대한 말씀을 나누고 있으니, 기도가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기도하거나 기도가 특별한 이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수시로 기도합니다. 어려울 때는 당연히 하나님을 찾고, 좋은 일이 생겨도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습관이 됩니다.
이번 연속 설교를 함께 나누면서 기도가 습관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