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더하더라
십자가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께서 감람산에 가셔서, 하나님의 뜻(계획)이라면 앞에 닥친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옮겨주시길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솔직한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고 가셔야 할 십자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보여주는 기도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의 바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계획대로 이뤄지길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과 함께 우리 모두 닮아야 할 모범입니다. 예수님께서 습관을 쫓아서 감람산에 가셨습니다. 감람산에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특정한 장소, 그곳(the place)이 있었습니다. 겸손과 순종의 표시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예수님의 소원을 솔직히 간청하신 후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그러나 기도>로 마무리하셨습니다.
누가가 전하는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독특합니다. 마태과 마가와 달리 예수님의 기도가 한 번뿐입니다. 무엇보다 오늘 우리가 살펴보는 말씀대로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힘을 더했다는 말씀이 있습니다(43절).
누가복음에 천사가 등장하는 본문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을 사가랴와 마리아에게 각각 알려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천사의 거룩한 영광으로 오신다고 예고하셨습니다(9:26). 거지와 나사로의 비유에서 거지가 죽었을 때,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갔다고 했습니다(16:22). 하나님 나라에서 부활한 우리의 모습은 천사와 같은 초월적인 존재요 하나님의 자녀라고 했습니다(20:36).
구약 성경에서 엘리야 선지자가 이세벨을 피해서 광야로 나갔을 때, 로뎀 나무 아래서 죽음을 생각하는 엘리야에게 힘을 준 것도 천사였습니다(왕상19:5-8). 중간기 문서인 마카비서에도 엘리에젤이라는 제사장이 순교할 때 하늘 문이 열리고 두 명의 천사가 내려와서 그를 돕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럼 누가복음은 물론 이스라엘 전통에서 천사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자(使者, messenger)였습니다. 하나님을 대신해서 세상에 내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이고, 하나님 백성을 돕습니다. 그 천사가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도우신 것입니다. 기도 역시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배웁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기도 속에도 천사의 도움과 하늘의 힘이 임하길 기대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