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힘

좋은 아침입니다.

 

1.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일상을 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많은 경우, 신앙(특히 기도 응답)을 생각하면
특별한 기적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많은 기적이 등장하니
그것을 우리도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 식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께서 살아서 일하심을 믿습니다.
그런데 기적만 바라보는 신앙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 기적을 추구하는 것은
쉽게 눈에 띄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신앙이 되기 쉽습니다.

 

2.
우리는 일상을 삽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예배합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때로는 일상을 사는 것에 지치고 마음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삶 대부분이 일상입니다.
특별한 순간은 구름 속에 잠깐 얼굴을 내밀고 세상을 비추는
해님처럼 금세 지나갑니다.

 

3.
일상을 사는 것은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에 충실한 것입니다.

 

지난 주일 설교에서 소개했던
주일마다 저에게 신문을 전해 주시던
뉴욕의 집사님을 다시 생각합니다.

 

집사님은 교회에서 눈에 띄는 직책을 갖고 계시지 않았고
아이들이 어려서 중고등부를 맡았던 저와 겹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막 도착한 중고등부 전도사에게
매 주일 신문을 모아서 슬쩍 전해 주셨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 교인들도 거의 없으셨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집사님께서 주시는 신문은
읽지 않으신 새 신문 같았습니다.
저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조심스레 신문을 펼치고 읽으셨음이 틀림없습니다.
일상을 사시고, 일상에서 사랑을 실천하신 집사님이셨습니다.

 

그 정성과 마음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신문을 전해 주시던 집사님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집사님의 작은 사랑, 작은 배려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일상의 배려와 사랑의 힘입니다.

 

사소하고 지나치기 쉬운 것에 성실하고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진짜 특별한 순간입니다.

 

일상의 배려와 사랑이 모여서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수놓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과 인생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 봅시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전도서 3:11)

 

하나님,
작은 것에 충실하고
그곳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7. 14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