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좋은 아침입니다.

 

1.
2023년은 비가 많이 내리고
겨울 폭풍도 찾아오고
심지어 베이 지역의 높은 산에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샌프란에 온 지 올해로 18년째인데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어쩌면 샌프란에도
약간의 눈이 내릴 수 있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우박으로 바뀌었지요.

 

찾아보니 샌프란에도 눈이 내린 적이 몇 번 있습니다.
1882년과 1887년에는 3인치가 넘는 눈이 내렸고,
가장 최근 1976년에 약간의 눈이 내렸답니다.
눈이 내린 집 앞에서 썰매를 타는 사진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겨울 폭풍이
기후 위기의 맥락에서 진행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눈이 온 적은 있으니까요!
단지 경각심을 갖고 지도자들이나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하길 바랄 뿐입니다.

 

무엇보다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추우면
집이 없는 분들이 염려됩니다.
물가가 오르니 춥고 배고픈 분들도 계실 겁니다.
우리 사회 음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정책과 도움의 손길이 임하길 바랍니다.

 

2.
그래도 어느덧 3월을 맞았습니다.

 

우리 지역에 어울리지 않게
아직 날씨가 차지만,
교회 앞에 자두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봄입니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새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각자의 순례길, 함께 걷는 순례길,
푯대를 향해서 앞으로 나가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정호승 시인의 <봄길>이라는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3.
2023년 새봄을 맞아서
그리고 다시 못 올 2023년 사순절 길을 걸으면서
우리 모두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어 걷는 봄 길로 살기 원합니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시 37:4-6)

 

하나님
예수님을 따라
길을 만들고 길이 되는 참빛 식구들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3. 3.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