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여섯 번째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기를,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하나님의 뜻이 세상에도 이뤄지길 기도했습니다. 완벽한 기도입니다. 그다음에는 일용할 양식을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일용할 양식은 육적인 건강함을 위함이었고, 죄를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은 영적인 건강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시험(temptation)에 들지 말고 악에 빠지지 않기를 기도하라고 부탁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나가서 40일 동안 금식하셨을 때, 마귀가 찾아와서 예수님을 시험했습니다. 성경에서 악한 것들은 악한 영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니 시험에 들지 않고 악에서 건져 주시길 기도하는 것은 악한 세력에 넘어가지 않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선한 길에 굳건히 서 있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순례길에 시험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내적인 시험은 마음에 의심과 부정적인 회의가 생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실재에 대해서, 성경이 말하는 약속에 시비를 겁니다. 교회 생활이나 가정생활에도 그리스도인 답지 않은 언행이 시작되고 자꾸 하나님에게서 멀어집니다. 자기도 모르게 시험에 빠집니다. 악한 세력에 넘어간 결과입니다.
외적인 시험은 유혹입니다. 요즘에는 세상의 유혹이 매우 큽니다. 관계가 깨지면서 용서하고 용서받는 그리스도인의 교제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시비와 분쟁과 경쟁이 겉으로 드러납니다. 개인은 물론 교회 공동체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시험입니다.
시험에 대비하고 시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예수님 말씀대로 깨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막14:38).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허락하신다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시험을 견디고 극복해야 합니다(고전10;13). 씨뿌리는 자의 비유에 있듯이 바위에 뿌려진 씨는 시험이 닥치면 마르고 맙니다. 좋은 밭에 뿌리를 깊이 내린 신앙이 시험을 이길 수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견고한 신앙입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에서 앞에 나오는 “다만”이 눈에 띕니다. 헬라어 본문은 “그러나”라는 단어입니다. 지금까지 기도한 모든 것에 더해서 악에서 건져주시길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악한 세력의 지배를 받는 상태에서 예수님을 통한 자유와 해방입니다. 악에서 선으로 옮겨지는 것이 신앙입니다. 따라서 악에서 구해주시길 기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요한 웨슬리는 여섯 번째 기도를 다음과 같이 다시 썼습니다: “주님, 우리가 유혹을 받을 때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우리에게 피할 길을 마련하셔서 악한 자가 만지지도 못하게 하소서.”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