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8)

레아

 

야곱은 외삼촌 집에서 14년 동안 일해서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얻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라헬이었기에 레아와 라헬 중에서 라헬을 특별히 더 사랑했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가정에서 한 명의 부인이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나안에 있을 때, 아버지 이삭은 에서를 사랑하고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야곱의 가족 가운데 레아는 늘 소외된 인물입니다. 야곱의 마음은 언제나 라헬을 향했습니다. 레아의 삶이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아버지가 시켜서 야곱을 속이고 결혼했습니다. 레아의 의지와 상관없는 그 지방의 관습을 따른 결과였습니다. 눈이 연약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레아의 마음이 연약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고 보니 레아는 늘 주변인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라헬은 하나님이 돌보지 않으셔도 야곱의 사랑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레아를 향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과 마음은 외롭고 약한 사람을 향하심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런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의 태를 열어 주셨습니다. 레아가 임신해서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고 지었습니다. “보라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라헬은 아기를 낳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레아가 아들을 낳았으니 커다란 경사입니다. 야곱의 장남이 태어난 것입니다. 레아가 너무 기뻐서 이제는 자기 남편 야곱이 자신을 사랑할 것을 기대합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끝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여전히 라헬만 사랑합니다.

 

레아가 둘째를 낳고 이름을 시므온이라고 지었습니다. “들으심”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한탄을 들으시고 아들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셋째 아들을 낳고 이름을 레위라고 짓습니다. “연합함”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에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주었으니, 이제는 라헬을 떠나서 자기와 연합할 것으로 생각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넷째 아들을 낳고 이름을 유다라고 짓습니다. “찬송함”이라는 뜻입니다. 레아가 “내가 이제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야곱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니 남편 야곱의 사랑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는 고백으로 들립니다.

 

야곱이 무시한 레아를 하나님께서 돌보셨습니다. 그에게서 맏아들 르우벤은 물론 훗날 제사장 지파의 조상이 된 레위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최고의 왕 다윗의 조상이요 예수님의 조상인 유다가 태어났습니다. 나중에 레아는 잇사갈, 스불론까지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 여섯 명의 아들을 낳고 딸 디나까지 낳았습니다. 그래도 야곱은 레아를 무시한 것 같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