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함

좋은 아침입니다.

 

1.

우리 교회 음향 시스템은

훌륭한 편이 아닙니다.

 

용량이 크다면,

중간 정도의 볼륨을 조절해 놓아도 될 듯합니다.

마이크에서 조금 떨어져도

목소리가 편안하게 전달될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는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앰프의 용량이 작으니

마이크 볼륨을 높이면 “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니 방송실에서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볼륨을 조절하느라 늘 긴장합니다.

 

2.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사람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오클랜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분의 사연이 소개되는데

훔친 트럭으로 사업장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현금 입출 기계(ATM)를 떼어서 그 안에 있는 돈을 가져갑니다.

자동차 유리를 깨는 것은 이제 다반사가 되었습니다.

 

경찰에 연락해도 오지 않거나

와서는 대충 둘러보고 떠납니다.

웬만한 범죄는 하루 이틀 만에 다시 석방되니

기강이 서지 않습니다.

 

개인의 삶도 뻑뻑한데

세상 질서도 어지럽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비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와 여유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서로 옳다고 자기주장만 하고 듣지 않습니다.

이해득실에 빠르고 결코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서두릅니다. 초조한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우리 교회 앰프 용량이 작아서

볼륨을 조금만 올려도 “삐—“하고 듣기 힘든 소리가 나듯이

사람들을 자극하거나, 남이 자기 영역을 침범하면 경고음을 냅니다.

듣기 힘든 ‘삐—’소리가 세상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넉넉함을 잃어버린 소치일 것입니다

 

3.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라도

웬만해서는 ‘삐-‘ 소리가 나지 않도록

신앙과 마음, 인격의 용량을 넓혀야겠습니다.

 

이 세상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 우리이니

하나님 자녀라는 느긋함, 넉넉함, 자긍심을 갖고 살기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넉넉함을 주시길 간청합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살지만,

우리 삶에 여백을 남겨 놓고 거기서 하나님을 만납시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 차고 넘쳐서

세상으로 흘러가는 근사한 삶도 기대합니다.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 (시편16:11)

 

 

 

하나님,

우리 마음과 삶에 넉넉함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4. 8. 1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