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4천년 전, 아브라함은 갈데아 우르라고 불리는 바빌론 땅에 살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가 가족을 이끌고 북쪽의 하란이라는 곳으로 이주합니다. 가족의 안전과 먹거리를 생각해서 살던 곳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당시는 아브람)을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12:1-2). 아브라함이 갈데라우르에 있을 때 하나님 말씀을 들었다는 말씀도 있습니다(행7:2).
아브라함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길을 떠납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땅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떠나는 길입니다. 훗날 아브라함이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 이삭을 제물로 드리는 절대 순종과 더불어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게 만든 사건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축복을 약속하셨고, 아브라함 자신이 복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12:3)고도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의 약속을 재차 확인하셨습니다. 나이가 많은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아들이 태어날 것을 예고하시면서 “아브라함은 강대한 나라가 되고 천한 만민은 그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될 것이 아니냐”(창18:18)고 질문하듯이 강조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순종해서 아들 이삭을 바친 후에도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라”(창22:18).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복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신 것을 기억하면서 말씀을 풀어갑니다. 아브라함은 말 그대로 믿음의 조상이었습니다. 그의 행위도 믿음에 걸맞게 훌륭했지만, 고향을 떠난 것과 이삭을 바친 것은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과 연결됩니다.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자손”이 단수로 쓰였기에 2천 년 후에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가리킨다고 했습니다:“이 약속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갈3:16).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음으로 의롭게 되고 세상의 복이 되었듯이,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도 믿음 안에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고 똑같이 복이 됩니다. 아브라함이 유대인을 넘어서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통해서 복을 받고, 우리는 복을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河-